올 상반기 대졸 공채 트렌드는 '아홉글자'로 압축된다!

입력 2019-03-06 17:07   수정 2019-03-06 18:41



(공태윤 산업부 기자) 지난 4일 오후2시 서울 신촌의 연세대 공학원 제1세미나실. 70여석의 강의실에 미처 들어가지 못한 학생들이 강의실 밖에 서서 귀를 쫑긋 세우고 있었다.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메모리사업부의 올 상반기 첫 채용설명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한 시간동안 계속된 강의에도 구직자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채용설명회에 온 삼성전자 인사팀 관계자는 “올해도 반도체 기술직 분야의 채용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의 특징은 ‘이공계·글로벌·상경계’ 아홉 글자로 요약된다. SK·LG·KT 등은 이공계 석·박사 연구원만을 별도로 채용한다. 심지어 유통기업인 롯데백화점도 디지털 인력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기업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글로벌 전형을 새롭게 도입하는 이유다. CJ는 글로벌 채용인력을 올해 40%까지 확대하기로 했고, KT는 해외우수인재를 공채와 별도로 채용중이다. 기업들이 재무·회계를 아는 상경계 출신을 우대하면서 인문계 출신들은 올 상반기 채용에서도 설 땅이 더 좁아지고 있다.

◆롯데백화점·현대카드도 이공계 채용확대

LG화학은 올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분야에 이공계 석·박사 연구원만을 별도로 뽑는다. 산학장학생도 모두 이공계 석·박사로 채울 계획이다. 여기에 유럽에 거주중인 한인 유학생 이공계 석·박사를 대상으로 채용도 진행중이다. 1월에 실시한 16주 산학인턴십도 상당수 이공계생을 선발했다. LG이노텍도 고려대 5개 공학계열 학생을 대상으로 산학장학생을 모집중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 신입채용에서 모든 모집분야를 이공계로 채우고 있다. 이제웅 LG화학 인재확보팀 책임은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선 우수한 이공계 인재들이 필요하다”며 “엔지니어와 연구원 채용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15개 직무의 신입사원을 뽑으면서 이공계 전공을 명시했다. 심지어 영업·마케팅 직무도 전자·컴퓨터·통계 전공자를 우대하고 있다. KT도 인공지능(AI)·5세대(5G)이동통신 등 20개 분야에서 석·박사를 별도로 채용한다. 이민성 KT 인사팀 과장은 “5G, 플랫폼, AI, 실감형미디어, 스마트에너지 등 핵심사업 분야에서 활약할 연구개발 인재를 발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카드는 여름 인턴십 채용을 하면서 프로그래밍, 머신러닝 기반의 알고리즘과 플랫폼 구축개발이 가능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뽑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정보전략 직무에서 컴퓨터·전기전자공학도를 우대한다. 유통기업인 롯데백화점도 ‘디지털 인재’채용 확대를 선언했다. 지난 겨울 인턴 18명중 14명을 디지털 인턴으로 선발할 정도였다. 나연 롯데백화점 경영지원부문장은 “고객의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이공계생이 필요했다”며 “올해는 유통 비즈니스에 기술을 입히기 위한 시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J “글로벌 인재 40%까지 확대”

기업들은 ‘이공계 출신 우대’와 함께 해외 인재 확보에도 동시에 나서고 있다. 이른바 ‘글로벌 채용 전형’이다. CJ는 해외사업 확대를 위해 글로벌 역량을 갖춘 신입공채 비중을 지난해 30%에서 올해 40%까지 늘리기로 했다. 내년에는 아예 전체 채용 인원의 절반 이상을 글로벌 인재로 뽑을 목표를 세웠다. CJ제일제당은 해외대 출신과 영어·중국어가 뛰어나거나 다른 언어 능통자를 ‘글로벌 탤런트’ 전형으로 뽑는다. CJENM·CJ대한통운은 해외대 출신만 지원이 가능한 해외학부생 인턴도 모집중이다. 손경식 CJ회장은 올초 신년사에서 “2030년까지 글로벌 1등 위해 네슬레, DHL, 디즈니 같은 글로벌 1등과 겨뤄야 한다”고 말해 글로벌역량 강화를 예고했다.

KT는 15일까지 신사업,경영전략 등 6개 직무에서 해외 우수인재를 채용한다. 해외학위 소지자면 지원이 가능하다. KT는 지원자들이 해외거주하는 것을 감안해 필기시험도 온라인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한화생명도 해외대 한국인 유학생과 국내대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글로벌 하계인턴십’을 진행한다. 채용분야는 핀테크·블록체인·빅데이터 등 신기술 영역이다. 삼양그룹도 통역장교·해외유학생이 지원가능한 ‘글로벌 탤런트 채용’을 한다.

기업들은 ‘숫자를 볼 줄 아는’ 상경계 출신들의 채용도 늘리고 있다. 숫자 감각에 외국어가 능통하다면 유리하다. LG화학 전지사업본부는 손익 추정,실적 분석, 예산,비용 관리가 가능한 상경계출신을 우대한다. CJ제일제당도 재경분야를 채용하면서 회계학 등 상경계 우대를 제시했다. SK이노베이션·SK네트웍스·SK브로드밴드 등도 회계·재무분야를 채용하면서 관련분야 전공자 우대를 명시했다. 박철균 중앙대 다빈치인재개발원장은 “회계·재무 역량에 외국어를 할 줄 아는 인문계 출신이라면 아무리 높은 취업난도 뚫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끝) /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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