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8일부터 본격적인 재판 전략 구상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은 법원의 보석 허가로 자택에 돌아갔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이날 변호인단 접견 없이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구치소에 1년 가까이 수감된 만큼 이날까지는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8일부터 변호인단과 재판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이 전 대통령 측 강훈 변호사는 "오늘은 좀 쉬시라고 했고, 변호사들은 내일 가는 것으로 예정하고 있다"며 "일단 가서 미팅하고 재판 준비를 어떻게 할지 상의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항소심 재판부가 핵심 증인들을 강제 구인할 의사까지 내비친 만큼 이에 대비한 신문 계획을 짜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 등의 수사기관 진술로 공소사실 상당 부분을 유죄로 인정받은 이 전 대통령으로선 이들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하는 게 2심 재판의 핵심 과제다.
이 전 대통령의 재판은 그간 핵심 증인들에게 소환장이 전달되지 않아 사실상 '공전' 상태였다.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 김성우 전 다스 사장, 김 전 기획관 등에게 여러 차례 소환장을 보냈지만, 다들 '폐문부재(문이 잠겨있고 사람이 없음)'로 나타났다.
재판부가 일각에서 제기될 만한 '특혜' 논란 가능성을 감수하면서까지 이 전 대통령의 보석을 허가해 준 데에도 실체적 진실 발견에 필요한 증인 신문이 이뤄지지 못한 상황이 감안됐다.
재판부는 이에 따라 전날 이 전 대통령의 보석을 허가하며 "출석하지 않는 증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소환에 불응한 것으로 보고 재판부가 직권으로 증인 구인을 위한 구속영장을 발부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핵심 증인들이 일부러 소환장 송달을 피한다는 판단에 따라 이들에게 경고성 메시지를 날린 것이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재판부가 강경한 입장을 보인 만큼 증인들이 자발적으로 소환에 응하지 않겠냐고 기대하고 있다. 강훈 변호사는 "그간은 증인들이 이 전 대통령의 구속 기간 만기가 있으니 한두 번 나오지 않으면 재판이 끝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은데, 이젠 상황이 달라졌으니 스스로 나오지 않을까 추측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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