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5단지 '임대 확대' 협의
[ 선한결 기자 ] 서울시가 임대주택 공급 확대에 나서면서 재건축 사업장들에 잇따라 제동이 걸리고 있다. 서울시가 기존 사업계획을 수정해 임대주택을 늘리라고 요구하고 있어서다.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용산구 이촌동 한강삼익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정비계획안 건축심의 재상정을 앞두고 최근 서울시에 기존 계획보다 임대주택 가구 수를 늘린 수정안을 보냈다. 지난 1월 기본계획보다 임대주택을 10여 가구 줄인 계획안으로 건축 심의를 받았으나 시로부터 자료 보완 요구와 함께 계획안을 반려받은 데 따른 조치다. 조합 관계자는 “임대 가구 수를 40여 가구 수준으로 축소하려 했으나 서울시의 보완 요구에 최초 계획대로 임대가구 수를 늘려 수정안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한강삼익아파트는 올해 입주 40년차를 맞았다. 조합은 재건축을 통해 현재 최고 12층 높이 252가구를 최고 31층 높이 323가구로 다시 지을 예정이다. 이 중 임대아파트는 55가구로 계획됐다. 서울시는 이르면 이달 중순 조합이 제출한 수정안을 심의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조합과도 임대주택 확대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정비계획안에 포함된 오피스와 호텔, 공동주택 중 호텔을 제외하고 주거시설을 더 늘리는 내용이 골자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작년 12월 2022년까지 공적임대주택 8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전까지 정부와 공동 발표했던 2만5000가구에서 5만5000가구나 늘어난 목표다. 한 정비업계 인사는 “서울시가 추진 중인 임대주택 신규 공급지 가운데 일부는 보상단계나 도로 위 주택 설계 등이 수월하지 않을 수 있다”며 “일단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지 물량을 늘리는 것이 가장 간편한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기조가 이어지면 임대주택 개발 여부가 정비사업지 곳곳에서 사업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일반분양분을 거의 늘리지 않는 대신 임대주택을 추가하지 않는 ‘1 대 1 재건축’ 사업장이 그런 예다. 재건축 사업을 통해 증가한 주거전용면적이 기존의 30% 이내이면 임대주택 등 소형 주택을 의무적으로 추가하지 않아도 된다. 강남구 압구정3구역 등이 임대주택 없이 정비구역의 약 15%를 공공기부해 1 대 1 재건축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강남구 은마아파트 소유자 일부도 임대주택이 없는 1 대 1 재건축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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