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사는 "원자재값 뛰어 불가피"
[ 박상용 기자 ] 철강업계와 조선업계가 조선용 후판 가격 인상을 두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철강업계는 “그동안 손실을 보면서도 가격을 올리지 못했다”며 후판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조선업계는 “부담이 크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7일 보도자료를 내고 “후판 가격 인상은 시황 회복기에 있는 조선업계에 큰 부담”이라며 “조선소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인상 자제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후판은 선박을 만들 때 쓰는 두꺼운 철판으로 선박 건조 비용의 약 20% 안팎을 차지한다. 두 업계는 반기(6개월)마다 회사별로 후판 가격을 협상한다. 지난해 12월부터 올 상반기 가격 협상에 들어갔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이번 협상에서 t당 5만원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 인상폭을 견디기엔 아직 조선 시황 회복이 더디다는 게 조선해양플랜트협회의 주장이다. 지난해 세계 선박 발주량은 3180만CGT(표준화물선 환산 톤수)로 전년(2800만CGT)보다 13.5% 늘었다. 하지만 최근 6년간 평균 발주량(3725만CGT)을 여전히 밑돌고 있다는 설명이다. 조선해양플랜트협회 관계자는 “후판이 t당 5만원 오르면 조선사들은 올해 2550억원의 추가 원가 부담을 져야 한다”고 했다.
철강업계는 철광석, 원료탄 등 원자재 가격이 올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조선업이 호황이던 2007~2008년 t당 100만원을 웃돌던 후판 가격은 수주 절벽이 시작된 2015년 이후 t당 50만원 선으로 반 토막 났다. 지난해부터 소폭 올랐지만 여전히 t당 7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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