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군제 첫날인 지난해 11월11일. 행사 시작 2분5초 만에 거래액이 1조7000억원을 넘어섰다. 이날 하루 전년 대비 27% 증가한 약 34조7000억원어치 상품이 팔렸다. 이것이 알리바바 플랫폼의 힘이다.
지난해 세계 시가총액 상위 6대 기업 모두 글로벌 플랫폼 기업이었다. 지난해 8월 월스트리트저널과 다우존스 벤처소스가 발표한 ‘10억달러 스타트업 클럽’ 상위 7대 기업도 모두 플랫폼 기업이 차지했다. 10년 전 에너지·금융 분야가 대부분이었다는 점에 비춰보면 격세지감이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연결과 개방을 통한 확장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구글과 애플은 동일한 앱(응용프로그램) 시장에서 각축하고, 애플은 음악과 영화에서 아마존과 경쟁한다. 아마존은 제품 검색 55%를 점유하며 검색에서 구글을 위협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부분적으로 아마존을 능가하고 있다. 알리바바(B2B), 티몰(B2C), 타오바오(C2C) 등은 중국 전자상거래의 약 80%를 차지하며 해외기업, 도·소매상, 소비자를 아우르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최근에는 금융, 물류 등 이종(異種) 플랫폼과 소셜커뮤니티까지 확장 중이다.
2017년 중국 전자상거래 규모는 약 1169조원, 이용자는 5억3000만 명이다. 중국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면 알리바바와의 전략적 협력이 필수적이다. 아울러 알리바바 비즈니스 모델은 마켓플레이스 유형으로 중소벤처기업에 적합하다.
지난 4일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알리바바 그룹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한국 최대 B2B 플랫폼인 고비즈코리아가 보유한 20만 개가 넘는 상품정보를 티몰과 연계하기로 했다. 즉 알리바바의 등에 올라탄 것이다. 중진공은 티몰에 플래그십스토어를 구축해 공동으로 선정하고 등록한다. 보증금 등 까다로운 입점 조건은 완화하고, 상표 등록, 위생허가 등도 일괄 서비스할 것이다.
알리바바를 창업해 세계 최대 플랫폼 그룹으로 성장시킨 마윈 회장, 이스타항공을 창업해 ‘죽음의 계곡’을 극복하고 독과점을 깨뜨리며 혁신기업으로 성장시킨 필자, 40년간 중소벤처기업을 유니콘기업으로 육성해온 중진공. 경륜과 철학에서 공통분모가 많은 만큼 협력이 성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필자는 업무협약 축사에서 ‘다일개붕우, 다일조로(多一個朋友 多一條路:친구가 한 명 더 생기면, 길이 하나 더 생긴다)’라는 중국 격언을 인용했다. ‘우선 첫걸음으로 입점 기업을 만리장성을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고, 고비사막에 나무를 심고 숲을 가꿔 미세먼지를 해결하는 친환경 프로젝트도 함께하는 큰 걸음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는 축하 메시지를 전하며 첫발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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