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호텔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
제레미 라피옹 파티셰
[ 안효주 기자 ]
“긴 시간 동안 천천히 드세요. 그래야 프랑스 디저트를 온전히 즐길 수 있습니다.”
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5층의 프랑스 레스토랑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에서 만난 제레미 라피옹 파티셰(사진)는 “한 끼에 두세 시간을 들이는 프랑스 식사 방식에 맞춰진 만큼 프랑스 디저트를 제대로 맛보기 위해선 여유 있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피옹 파티셰는 12년 경력을 지닌 셰프다. 2014년부터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 레스토랑의 디저트를 책임지고 있다. 같은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프레데릭 에리에 셰프와 함께 2017년 미쉐린 2스타를 받으면서 이름을 알렸다.
디저트의 달콤함을 충분히 느끼려면 혀가 민감해야 한다. 라피옹 파티셰가 “식후에 바로 디저트를 즐긴다면 물이나 와인을 먼저 마시는 게 좋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다른 음식을 맛보면서 둔감해진 혀를 씻어내고, 미각을 돋우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프랑스 디저트만을 따로 즐길 경우 샴페인을 곁들여도 좋다. 탄산을 함유한 샴페인은 가벼운 느낌이 강해 디저트의 달콤함과 잘 어우러진다는 설명이다.
라피옹 파티셰는 최근 독특한 수플레를 개발해 선보였다. 수플레란 ‘부풀다’는 뜻의 프랑스어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거품을 낸 달걀 흰자에 치즈와 감자 등을 섞어 틀에 넣고 오븐으로 구워 크게 부풀린 디저트 요리다.
그가 만든 메뉴는 ‘패션프루트 수플레’. 일반적으로 접하기 쉬운 바닐라·초코 맛에서 벗어나 망고와 라임, 아이스크림을 함께 먹을 수 있게 꾸몄다. 인삼과 대추를 재료로 한 사이드 디저트도 함께 맛볼 수 있다.
미세먼지가 많을 때 선택하면 좋은 프랑스 디저트를 묻자 그는 망설임 없이 ‘그랑마니에르 수플레’를 추천했다. 그랑마니에르 수플레는 프랑스 원산지의 코냑 ‘그랑마니에르’를 넣은 수플레다. 오렌지 향이 더해져 상큼하게 즐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라피옹 파티셰는 “술에서 비롯된 향이 미세먼지 때문에 갑갑해진 비강과 구강을 씻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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