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은 어떻게 잃게 되는가② ...배경과 분노의 이야기가 퍼진다

입력 2019-03-10 14:59  



(강함수 에스코토스 대표) 발생한 여러 위기를 분석하면, 일정한 틀을 볼 수 있다. 기업 조직과 리더는 명성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이해관계자들이 부여한 그 수준이다. 해당 기업 ‘역사’에 대한 그들의 기억과 느낌의 정도에 기초한다. 지속된 PR, 광고 캠페인은 이해관계자들의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역할을 했다. 인지적으로 알리거나 유용하게 생각하는 것에서부터 휴리스틱이 작동하는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이해관계자 개개인은 다른 인식, 관점 그리고 기억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 기억은 희미하다. 당신의 명성이라는 것은 당연히 좋거나 나쁘다고 느끼는 것일수도 있고 그럴 가치가 없는 것일수도 있다. 이해관계자들은 전지전능하지도 언제나 올바르지도 않다. 이해관계자들은 어떤 대상에 대해 일반적으로 좋거나 나쁘다고 생각하고 그 대상의 구체적인 행위들을 일반적인 생각에 근거하여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을 ‘후광 효과 (halo effect)’라고 한다. 한 대상의 두드러진 특성이 그 대상의 다른 세부 특성을 평가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치는 현상이다. 평가자의 입장에서는 평가의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기제나 특정한 외적 특징에 대한 고정관념 등이 작용한 결과이지만 논리성과 객관성의 측면에서는 오류일 수 있다.

기업에 위기가 발생하면 사람들은 두 개의 네러티브를 요구한다. 첫번째 것은 사람들은 그 사건/사고의 ‘사실’을 원한다. 무슨 일이 일어났냐? 누가 고통스러운가? 무엇을 잘못했나? 희생자나 피해자는 제대로 조치를 받았나? 악당은 누구인가? 영웅은 있는가?. 이것은 그 사건/사고와 관련된 조직을 알 수 있는 배경이 되는 이야기이다. 이것은 ‘배경 스토리(the back story)' 라고 말할 수 있다. 이 배경 스토리는 오래 가지 않는다. 하나의 이야기가 더 나타나기 마련이다. 이것이 명성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이야기이다. 이벤트의 사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후 바로 제기되는 질문은 4가지이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나? 누가 비난 받을 것인가? 기업은 무엇을 배웠는가? 해당 사건으로 조직과 그들의 리더는 우리에게 무엇을 알려주었는가? 우리가 두번째 이야기를 중요하게 봐야 할 이유가 있다. 이 복잡한 요인은 사회적 증폭의 원인 중 하나인 분노(outrage)를 야기할 잠재요인이기 때문이다.

분노는 세 가지 구성 요소가 있는 감정(emotion)이다. 첫째, 나쁜 느낌(bad feeling) 자체로 감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둘째, 강하고 힘이 있는 격한 감정 (arousal)이다. 마지막은 사람들이 도덕적 경계(moral boundary) 를 위협받고 침범 받는 경험으로 생기는 감정이다. ‘도덕적 경계'는 사람들이 침해 당할 수 없는 신념 또는 신조와 관련이 있다. 이 경계의 개념은 왜 사람들이 어떤 도로에서 매달 몇 십명씩 사고로 사망하는 것과 비교해서 한 두명의 희생자에 더 분노를 일으키는 지를 설명한다.

‘분노 (원인) 이야기’는 그 자체로 확산되지 않는다. 이해관계자에서 공중 전반으로 펼쳐지는 과정에서는 꼭 ‘촉진 이벤트 (The triggering event)’가 발생한다. 사건/사고에 대한 사실 확인 과정에서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못한다. 법적 책임의 확인을 떠나 사건/사고의 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책임 없음’을 섣불리 밝힌다. 사건/사고는 누구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말한다. 이해관계자들은 위기로 인식하는데, 정작 해당되는 기업 조직과 리더는 별 반응이 없다. 객관적 자료, 검증 확보의 노력없이 침묵으로 일관한다. 위기에 직면한 조직이 다른 사람을 탓하거나 비난한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조직이 어떤 행동을 하는가는 리더가 지금 어떤 인식을 하고 있는가로 투영해서 인식하게 된다. 책임을 다하지 않는 모습은 리더가 자기의 잘못을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자기 인식(self-awareness)과 자기 비판(self-criticism)의 결핍은 리더와 그들이 이끌고 있는 조직의 명성을 가장 쉽게 손상시킨다.

위기 상황에서 공격자를 공격하거나 책임을 다른 곳에 직접적으로 전과하는 행동을 할 때는 매우 조심스러워야 하는 이유이다. 여기서 염두해야 할 것은 '결핍이다’라는 판단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만큼 명성에 영향을 미치는 사건/사고가 발생했을 때, 기업 조직과 리더는 평상시와 다른 정도와 수준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행동과 커뮤니케이션을 보여 주어야 한다.

이해관계자 중 미디어의 위기 참여는 분명 평상시보다, 좋은 뉴스를 전달하는 것보다 적극적이고 집중적으로 상황에 개입한다. 앞서 언급한 배경스토리, 분노스토리를 다양한 취재원을 통해 생산해낸다. 남을 공격하는 일이 발생하거나 숨긴 상황이나 정황이 나타나면, 뉴스거리를 지속적으로 생산한다. 미디어는 비난의 과정을 ‘핑퐁 게임’처럼 주고 받으면서 재생산해 낸다.

위기 다이나믹. 사건사고에 대한 두 개의 이야기, 촉진 이벤트, 자기인식과 자기비판의 결핍, 미디어 관여가 연결되면서 명성을 잃게 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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