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상적으로 대답하기 쉬워
구체적으로 질문해 후속 대화 끌어내야
날씨, 스포츠 등 진부한 주제도 피해야
주변환경 관찰, 실제 경험 공유도 추천
비언어적 표현도 중요 포인트
성공한 사람들은 “어떻게 지내요(How are you?)”로 대화를 시작하지 않는다
성공한 사람들은 대부분 ‘대화의 고수’다. 처음 만나서 대화를 나눌 때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일상적인 주제로 운을 띄우는 ‘스몰 토크(small talk)’에 능한 편이다. 작고 가벼운 주제로 말문을 연다는 뜻에서 스몰 토크라는 이름이 붙었다. 대화의 고수들은 이를 통해 편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대화 상대가 정서적 유대감을 느끼도록 만든다.
이들은 어떤 방법으로 말문을 열고 대화를 할까. CNBC는 “성공한 사람들은 타인과 대화할 때 ‘요즘 어떻게 지내요?’라는 의미없는 질문을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이고 진정성있는 질문으로 대화의 꼬리를 이어간다”고 설명했다.
CNBC는 미 하버드대 연구를 인용해 “‘어떻게 지내세요’는 의사소통에서 가장 쓸모 없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상대방이 진짜 무엇을 하고 지내는지 궁금해서 묻는게 아닌 의례적인 인삿말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대답하는 사람도 속내를 말하지 않고 상투적으로 대답하기 마련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콘페리의 게리 버니슨 최고경영자(CEO)는 “어떻게 지내요는 무의미한 말 교환에 지나지 않는다”며 “다음 대화로의 연결고리를 만들 수 없다”고 했다.
하버드 연구진은 300개 이상의 온라인 대화를 분석한 결과 ‘어떻게 지내요’나 ‘뭐하고 지내요(what do you do)’와 같은 무신경한 말 대신 의미있는 질문을 할 때 상대방이 훨씬 호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많은 질문을 주고 받을 때 사람들은 청취력, 이해력, 친밀감 등에서 높은 반응성을 보였다”고 진단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지내요’ 말고 어떤 대화로 말문을 열어야 할까. 버니슨 CEO는 “구체적인 내용으로 질문하라”며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말하게끔 하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어떤 기분이 들었어요” “이번주에 기대하는 일이 있나요” “유명인을 닮은거 같은데 누군지 기억이 잘 안나네요. 종종 들어본 적 있나요”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버니슨 CEO는 날씨, 스포츠, 교통 등 어색함 분위기를 없애기 위한 대화 소재들도 자칫 진부한 대화로 연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누구나 말할 수 있는 쉬운 주제이기 때문에 ‘요즘 어떻게 지내요’와 다를 바 없을 수 있는 의미다. 이런 주제로 얘기할 때는 상대방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는 무언가가 더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주변 환경을 관찰하는 것은 대화를 잘 풀어가는 비결”이라며 “(대화하기 위해) 입을 열기 전에 눈을 먼저 뜨라”고 말했다. 벽에 걸린 예술 작품, 책상 위에 있는 가족사진, 경주용 자동차 헬맷, 외국 화폐 등 주변에 널린 사물을 보고 대화를 풀어가라는 것이다. 해당 주제에 관한 후속 질문을 이끌어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가령 은퇴를 앞둔 CEO와 대화할 때 사무실에 여러개의 상자가 줄 지어 있다면 “일을 그만두는 것도 참 어렵네요”라고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
그는 “지난주에 애완동물을 입양했다”거나 “어제 처음으로 6살 아들이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는 등 소소한 경험을 끄집어내서 말문을 여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버니슨 CEO는 “대부분 사람들은 실제 일어난 일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어한다”며 “같은 회사에서 근무한다면 더욱 그렇다”고 했다. 개인적인 사건을 공유하면 감정적으로 유대감을 더 느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목소리 톤과 얼굴 표정, 눈맞춤 등 비언어적 표현에도 신경써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단순히 말을 많이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포인트일 수 있다는 게 버니슨 CEO 의 설명이다. 그는 “테이블이나 벽을 보지말고 눈을 쳐다보면 분위기가 훨씬 좋아진다”며 “전화로 대화할 때는 웃음을 보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버니슨 CEO는 “내성적인 사람은 스몰토크 자체가 괴로울 수 있다”면서도 “누구도 당신이 혼자 대화를 이끌어가길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단 시작해보라”며 “먼저 말을 건네면 상대방이 친밀감을 느낄 것”이라고 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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