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업계에 따르면 2018년 매출 기준 라면 시장 점유율은 농심 54%, 오뚜기 24%, 삼양식품 12%, 팔도 10%로 추정된다. 업계 1위 업체인 농심의 시장 점유율은 전년 대비 2.4%포인트나 줄었다. 기존 제품의 판매 부진이 이어져서다.
이 기회를 틈타 2·3위 업체인 오뚜기와 삼양식품이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오뚜기는 굴진짬뽕, 카레라면, 진짜쫄면, 미역국 라면 등 신제품이 흥행하면서 점유율을 전년 대비 0.8%포인트 높였다. 삼양식품도 2017년 1월 출시된 까르보불닭볶음면 판매 호조로 시장 점유율이 전년보다 1%포인트 성장했다.
그러나 올해는 농심이 설욕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달 오뚜기의 저가 정책에 맞서 '해피라면'을 출시한 게 그 시작이다. 그간 농심의 신라면은 실제 판매가격 기준으로 오뚜기의 진라면보다 40% 정도 비쌌다. 농심은 가격에 민감한 소비층을 위해 진라면보다 저렴한 해피라면을 출시했다.
오뚜기가 수익성 위주의 전략을 꾀할 것이란 예상도 농심에겐 긍정적이다. 오뚜기는 신제품 판매 호조로 목표치인 시장 점유율 30%에 가까워지고 있다. 지난 1월 판매량 기준 진라면 시장 점유율은 11.9%를 기록해 처음으로 신라면(11.8%)를 앞질렀다. 그러나 판관비 집행이 많아 라면에서의 수익성은 낮은 편이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오뚜기가 무리한 가격 경쟁을 지속하기 보다는 수익성 개선 위주의 전략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높다"며 "라면 저가 경쟁의 휴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농심이 지난달 뛰어든 건면 시장의 확대에 대한 기대도 있다. 농심은 신라면의 확장 제품인 신라면 건면을 출시했다. 웰빙 트렌드에 맞춰 칼로리를 낮추고 품질을 높인 제품이다.
국내 건면 시장 규모는 1400억원으로 전체 라면 시장의 6.5%를 차지한다. 농심과 풀무원이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경쟁사들이 건면 기술에 진입하는 데는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돼 한동안 양강 구도가 지속될 전망이다.
농심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5.4%, 영업이익은 81.1% 성장했다. 올해 1분기 실적도 지난달까지의 추이를 고려했을 때 매출은 전년 대비 3.3%, 영업이익은 4.5% 늘 것으로 전망된다. 농심의 설욕을 전망하며 대신증권은 최근 목표주가를 기존 27만원에서 31만원으로 높였다.
백운목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농심은 올해 실적 반등이 예상되고 PBR(주가순자산비율)이 0.8배에 불과하다"고 매력을 설명했다.
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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