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검찰, 김정남 살해 혐의 印尼 여성 석방

입력 2019-03-11 17:28   수정 2019-06-09 00:00

北과 외교관계 복원 추진 중인
마하티르 총리 개입했을 가능성



[ 이상은 기자 ] 말레이시아 법원이 1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을 살해한 혐의를 받았던 인도네시아 여성 시티 아이샤(27·사진)를 석방했다. 말레이시아 검찰이 살인 혐의에 대한 기소를 취하한 데 따른 것이지만 명확한 기소 취하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말레이시아가 북한과의 외교관계 복원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석방된 아이샤는 베트남 여성 도안티흐엉(31)과 함께 2017년 2월 13일 쿠알라룸푸르 제2국제공항에서 화학무기로 사용되는 독성물질 VX를 김정남의 얼굴에 묻혀 사망하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이들 여성은 범행 현장에서 자리를 떴으나 사흘 뒤 호텔에서 체포됐다. 이들에게 VX를 넘겨준 북한 남성 5명 중 이정철을 제외한 이재남 등 4명은 사태가 미처 파악되기 전 출국했다. 체포됐던 이정철은 증거 부족으로 3월 초 북한으로 추방됐다.

김정남 살해 혐의를 받아온 아이샤와 도안티흐엉은 체포된 뒤 TV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줄 알았다며 살해 혐의를 부인했다.

도안티흐엉은 여전히 구속 상태다. 알자지라방송은 “아이샤는 손톱에 VX가 남아 있지 않았고 VX 중독 증상이 없었던 반면 도안티흐엉은 VX와 접촉한 흔적이 있었다”며 “도안티흐엉도 풀려날 수 있을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150여 명의 증인을 부를 정도로 적극적이던 말레이시아 검찰이 별다른 이유 없이 갑작스레 기소를 취하한 이유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가장 설득력 있게 제시되는 것은 북한과의 외교관계 복원을 추진하는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가 개입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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