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나경원 발언 국가원수 모독죄" vs 한국당 "김정은 수석대변인'은 외신 제목"

입력 2019-03-12 17:26   수정 2019-03-12 17:39

이해찬 "나경원 발언,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죄 해당"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북한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고 언급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나 원내대표가 12일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라고 말해 국회 본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는 도중 문재인정부 외교안보 정책을 ‘운동권 외교’, ‘반미·종북’, ‘가짜’라고 원색 비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항의와 사과 요구가 빗발쳤고 연설은 25분 가까이 중단됐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 발언이 국가 원수에 대한 모독에 해당한다며 국회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긴급의원총회에서 "지난번 한국당 3명의 의원들이 5·18 망언으로 윤리위에 회부된 데 이어 나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수석대변인이라고 하는 것을 보고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당은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본회의장에서 고성과 막말을 한 민주당 의원들은 나경원 원내대표와 국민께 엎드려 사죄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양수 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26일(현지시간) 유엔 총회 연설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장 폐쇄를 언급하며 북핵 미사일이 미국을 위협하는 일은 완전히 없어졌다고 확언한 바 있다"면서 "미국 통신사 블룸버그는 이날 문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에서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이 됐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대변인은 "당시 이 소식을 국내 언론을 통해 접한 많은 국민들은 부끄러움을 느꼈다"면서 "북한은 지난해 북미 1차 정상회담 후에도 핵물질을 그대로 생산했고, 지금은 해체했다던 미사일 발사장 재가동까지 준비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유엔 총회에서 보증한 북한의 비핵화 의지는 거짓으로 드러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나 원내대표는 오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북한의 비핵화에는 관심 없이 대북제재 완화만 열을 올리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주십시오'라고 국민을 대신해 말했을 뿐"이라면서 "지극히 타당한 말로, 어떠한 모욕적 의미를 담지 않고 외신 보도 내용을 인용하며 현재의 국민 심정을 그대로 대신 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변인은 "나 원내대표 발언의 어떤 점이, 어떤 부분이 국가원수를 모독했다는 말인가"라고 이해찬 민주당 대표에게 반문했다.

이어 "국가원수 모독죄는 없어진지 이미 오래됐다. 도대체 이해찬 대표는 지금 어느 시대를 살아가는 것인가"라고 덧붙였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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