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방송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방정현 변호사는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이메일을 받았고 2015년~2016년 8개월 동안 오간 수 만 건의 카카오톡 대화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메일을 통해 정준영 성관계 몰카가 올라간 채팅방, 승리가 지인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채팅방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밀봉되어 온 제보 메일에는 대화 엑셀 파일과 사진, 동영상 등이 첨부된 폴더가 따로 있었다.
방 변호사는 "제보 자료를 보고 내용을 검토한 후 제보자가 왜 이 내용을 공개하기 꺼려하는지 알겠더라. 단순히 연예인의 비위 정도에 그치면 상관이 없을텐데 경찰과 유착 관계가 의심되는 정황들이 많이 담겨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방 변호사가 확인한 카톡 내용에는 경찰과의 유착을 직접적으로 얘기하는 대화가 담겨 있었다. 그는 "이름을 얘기하지 않는데 특정 계급을 얘기한다"고 말했다.
"어디 청장, 어디 서장, 어디 과장"이라고 명시했냐고 묻자 방 변호사는 "그런 식의 이야기를 하는데 '누가 그분하고 문자 온 거 봤어? 어떻게 했어?' 이런 식의 대화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떤 사건이 발생을 하니 '내가 그분하고 이렇게 해가지고 무마했어' 식의 대화들이었다. 제가 단정적으로 말씀드릴 순 없고 권익위에 공익 신고를 한 상태다.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또 "심지어 사건이 해결되고 나서 경찰 000이 생일 축하 한다고 전화 왔다는 식의 대화도 있었다. 어느 정도까지 긴밀하게 유착돼 있는지 가늠이 잘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준영 등과 연락을 주고 받는 경찰의 직위에 대한 질문에 "강남서장 수준은 아니다. 더 위다"라고 말을 아꼈다.
방 변호사는 이들의 카톡 대화방 송에 아직 보도되지 않은 다른 범죄가 또 있다고도 밝혔다.
사건이 보도되자 방 변호사는 경찰로부터 원본 자료를 내놓으라는 압박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2개가 밀봉되어 왔고 하나는 제가 뜯어보고 하나는 그대로 권익위에 신고했다. 경찰은 자료를 다 달라고 하더라. 그래서 협조하기 위해 출력해서 대화 내용을 보여주고 폴더에 첨부된 사진과 동영상을 전달했다. 이후 경찰 조사를 받았고 제보자가 누군지 파악하려고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다음 날 기사가 났는데 경찰에서 흘린 내용인데 자기들이 자료 입수했는데 엑셀 파일밖에 없다고 하는 것"이라면서 "제가 드린 것엔 사진, 동영상이 다 들어 있는데 이렇게 하니 더 이상 (경찰을) 못 믿겠더라. 제보자가 떨고 계실 것 같다. 너무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방 변호사는 앞서 SBS와 인터뷰를 통해 "유명 연예인들이 자신의 유명세를 이용해 경제력을 쌓고 그 경제력이 권력이 되고, 권력을 이용해 악행을 저지르는 악의 순화 고리가 형성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한 바 있다.
경찰이 아닌 '권익위'에 신고한 이유에 대해 "첫번째는 제보자를 지키기 위해서"라며 "변호사가 제보자를 대리해 비실명으로 제보할 수 있는 제도가 있어서 신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경찰과 유착관계가 의심됐고 이거를 경찰에 넘겼을 때 정말 공정한 수사가 이루어 질 수 있을까 생각했다"고 전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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