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정현 변호사 "정준영 카톡, 강남서장 윗 선 유착 의심…사건 무마→생일 축하까지"

입력 2019-03-13 11:06   수정 2019-03-13 11:10

성관계 몰카를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올린 정준영 관련 내용을 국민권익위원회에 최초 제보한 방정현 변호사가 "다수의 남성 연예인들이 경찰 유착이 의심되는 내용이 많았다"고 운을 뗐다.

13일 방송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방정현 변호사는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이메일을 받았고 2015년~2016년 8개월 동안 오간 수 만 건의 카카오톡 대화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메일을 통해 정준영 성관계 몰카가 올라간 채팅방, 승리가 지인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채팅방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밀봉되어 온 제보 메일에는 대화 엑셀 파일과 사진, 동영상 등이 첨부된 폴더가 따로 있었다.

방 변호사는 "제보 자료를 보고 내용을 검토한 후 제보자가 왜 이 내용을 공개하기 꺼려하는지 알겠더라. 단순히 연예인의 비위 정도에 그치면 상관이 없을텐데 경찰과 유착 관계가 의심되는 정황들이 많이 담겨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방 변호사가 확인한 카톡 내용에는 경찰과의 유착을 직접적으로 얘기하는 대화가 담겨 있었다. 그는 "이름을 얘기하지 않는데 특정 계급을 얘기한다"고 말했다.

"어디 청장, 어디 서장, 어디 과장"이라고 명시했냐고 묻자 방 변호사는 "그런 식의 이야기를 하는데 '누가 그분하고 문자 온 거 봤어? 어떻게 했어?' 이런 식의 대화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떤 사건이 발생을 하니 '내가 그분하고 이렇게 해가지고 무마했어' 식의 대화들이었다. 제가 단정적으로 말씀드릴 순 없고 권익위에 공익 신고를 한 상태다.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또 "심지어 사건이 해결되고 나서 경찰 000이 생일 축하 한다고 전화 왔다는 식의 대화도 있었다. 어느 정도까지 긴밀하게 유착돼 있는지 가늠이 잘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준영 등과 연락을 주고 받는 경찰의 직위에 대한 질문에 "강남서장 수준은 아니다. 더 위다"라고 말을 아꼈다.

방 변호사는 이들의 카톡 대화방 송에 아직 보도되지 않은 다른 범죄가 또 있다고도 밝혔다.

사건이 보도되자 방 변호사는 경찰로부터 원본 자료를 내놓으라는 압박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2개가 밀봉되어 왔고 하나는 제가 뜯어보고 하나는 그대로 권익위에 신고했다. 경찰은 자료를 다 달라고 하더라. 그래서 협조하기 위해 출력해서 대화 내용을 보여주고 폴더에 첨부된 사진과 동영상을 전달했다. 이후 경찰 조사를 받았고 제보자가 누군지 파악하려고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다음 날 기사가 났는데 경찰에서 흘린 내용인데 자기들이 자료 입수했는데 엑셀 파일밖에 없다고 하는 것"이라면서 "제가 드린 것엔 사진, 동영상이 다 들어 있는데 이렇게 하니 더 이상 (경찰을) 못 믿겠더라. 제보자가 떨고 계실 것 같다. 너무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방 변호사는 앞서 SBS와 인터뷰를 통해 "유명 연예인들이 자신의 유명세를 이용해 경제력을 쌓고 그 경제력이 권력이 되고, 권력을 이용해 악행을 저지르는 악의 순화 고리가 형성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한 바 있다.

경찰이 아닌 '권익위'에 신고한 이유에 대해 "첫번째는 제보자를 지키기 위해서"라며 "변호사가 제보자를 대리해 비실명으로 제보할 수 있는 제도가 있어서 신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경찰과 유착관계가 의심됐고 이거를 경찰에 넘겼을 때 정말 공정한 수사가 이루어 질 수 있을까 생각했다"고 전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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