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균의 차이나톡]'고속철 굴기' 가속화하는 中…2층 고속열차 이어 자율주행 고속철 연말 개통

입력 2019-03-13 13:47   수정 2019-03-13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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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철도 강국’입니다. 2017년 기준 중국의 철도 총길이는 12만7000㎞를 넘는데요.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뛰어든 고속철도의 경우 총연장이 2만5000㎞로 세계 고속철의 66%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고속철 푸싱(復興)호는 시속 400㎞의 속도로 베이징과 상하이를 4시간 남짓에 주파할 정도로 기술력도 최고 수준입니다.

중국 정부는 내년까지 고속철 구간을 3만㎞, 2028년까지는 3만8000㎞로 늘리겠다는 ‘고속철 굴기(堀起·우뚝 섬)’를 추진하고 있는데요. 연중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통해 고속철 굴기를 과시하고 나섰습니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맞아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기술로 무장한 시속 350㎞의 고속열차를 올해 말 개통하겠다고 밝힌 겁니다. 이 고속철은 베이징과 동계올림픽 개최 도시인 허베이성(河北)성 장자커우(張家口) 구간에서 운영될 예정인데요. 2016년 착공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관영 CCTV가 보도한 중국통신연구원의 설명에 따르면 이번 고속철 건설에는 클라우드컴퓨팅(인터넷으로 연결된 컴퓨터로 정보를 처리하는 기술)과 빅데이터, AI 등의 신기술이 적용됩니다. 이를 통해 정거장 자동 출발·정차뿐 아니라 역간 구간 자동 운행, 차문과 플랫폼 연동 등의 과정이 자율주행 기능으로 이뤄질 예정인데요. 기관사는 감독관 역할만 할 뿐 사실상 열차 운행 전 과정이 무인으로 이뤄진다는 얘기입니다.

열차에는 각종 스마트 로봇도 배치됩니다. 이 로봇은 승객의 짐 운반을 도와주며 자체 내비게이션 기능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열차의 노선을 구획하고 승객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중국이 자체적으로 만든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베이더우’를 사용하고 열차 안에 수천 개의 센서를 부착해 승객들의 안전한 탑승을 보장할 계획입니다. 또 좌석에 실시간으로 동계올림픽 영상을 생방송으로 볼 수 있는 이동식 영상 시스템도 마련됩니다. 중국 언론은 ‘세계 첫 스마트 고속열차’라며 자부심을 드러냈습니다.

중국은 스마트 고속열차뿐 아니라 프랑스, 독일 등 전통적인 고속철 강국처럼 경제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2층 고속열차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는데요. 프랑스와 일본에서 시속 200㎞가 넘는 2층 열차가 선보였지만 일본에선 2012년 서비스가 중단됐습니다. 급회전할 때 원심력으로 인해 안정성을 잃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하지만 중국과학원은 “객차의 무게중심을 낮추는 설계상의 기술적 문제만 해결하면 2층 열차를 단층 열차와 같은 시속 350㎞로 달리게 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습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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