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에서 '거래 절벽' 현상이 나타면서 지난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1년 만에 최소를 기록했다.
13일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1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월(3조3000억원)보다 2조원 줄었다. 이는 올해 1월보다는 1조7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지난달 은행권의 가계대출은 2조5000억원 늘어 전년 동월(2조5000억원)과 같은 수준으로 증가했다. 전월(1조1000억원)보다는 1조4000억원 확대됐다. 2월 말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831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올 1월 1조1000억원을 기록해 전월(5조4000억원) 대비 급감하는 추세를 나타냈으나 2월 들어 재차 확대된 모습이다.
다만 2월 은행 주택담보대출은 2조4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쳐 지난해 2월(1조8000억원) 이후 최소 규모였다. 2월 말 은행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613조원을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전세자금 수요 지속에도 주택매매거래가 위축되면서 주담대 증가 규모가 전월 대비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부동산 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000건으로 지난해 2월(1만1000건)의 5분의 1에도 못 미쳤다. 반면 전세자금 대출 수요는 지속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1만40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2000건)보다 늘었다.
은행권 기타대출은 1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6000억원 줄었지만 설 상여금 효과가 나타난 올 1월보다는 1조6000억원 늘었다.
지난달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은 1조2000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8000억원 증가)보다는 2조원 급감했고, 전월(1조5000억원 감소)보다는 감소폭이 줄어든 셈이다.
같은 기간 제2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은 1조4000억원 감소했다. 올 1월(1조4000억원 감소)에 이어 축소 흐름이 이어졌다. 기타대출은 2000억원 증가했다. 전월과 같은 수준이었으나 전년 동월보다는 4000억원 줄어든 규모다.
금융위 관계자는 "올 1월 주택담보대출이 전년 동월 대비 1조원 감소했는데 제2금융권에서 관련 대출이 크게 감소한 결과"라며 "기타대출의 경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관리지표 도입과 시범운영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가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계대출의 안정적인 관리를 통해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5%대로 억제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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