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김윤석이 감독에 도전장을 냈다.
김윤석은 13일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CGV에서 진행된 영화 '미성년' 제작보회에서 자신을 "감독 겸 배우"라고 소개했다. 김윤석은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말로 신인감독으로서 소감을 밝혔다.
배우 김윤석의 필모그라피는 화려하다. 영화 '타짜', '추격자',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 '도둑들', '1987', '암수살인'까지 주역으로 활약했다. 지난해에도 영화 '1987'로 백상예술대상, 청룡영화상 등 국내 주요 영화상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김윤석은 본래 배우가 아닌 연출가였다. 1987년 동의대 극회에서 연출가로 먼저 데뷔했다. 이후 1988년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통해 연기자로 도전장을 냈고, '지젤', '지하철1호선' 등에서 활약하며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미성년'은 평온했던 일상을 뒤흔든 폭풍 같은 사건을 마주한 두 가족의 이야기를 담았다. 김윤석은 '미성년'의 각본을 직접 썼을 뿐 아니라 연출, 연기까지 1인3역을 소화했다.
김윤석 외에 배우 염정아, 김소진 등이 주역으로 출연해 더욱 기대를 모았다. 염정아는 영화 '완벽한 타인'과 JTBC 'SKY캐슬'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대세로 떠올랐다. 영화 '더킹'으로 혜성같이 등장해 영화계가 사랑하는 여배우가 된 김소진은 각기 다른 입장에서 사건을 마주하며 극을 이끌어갈 예정이다.
여기에 신인 배우 김혜준과 박세진도 각각 250대1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했다. 김혜준은 아빠의 비밀을 알게된 후 당황스러워하는 주리, 박세진은 엄마 아빠의 일을 정면 돌파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윤아 역을 맡았다.
김윤석은 '미성년'에 대해 "아빠의 비밀을 알게된 고등학교 2학년 주리가 같은 학년이자 비밀을 가진 윤아를 옥상에서 만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라며 "세명의 성년과 두명의 미성년이 얽히게 되는 내용을 담았다"고 소개했다.
'미성년'을 구상하고 영화로 만들기까지 5년의 시간이 소요된 사실도 전했다. 김윤석은 "2014년 겨울 젊은 연극인들이 모여서 다선 작품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창작극 공연을 했는데, 그 중 하나의 파트가 마음에 끌렸다"며 "그 작품을 바탕으로 '미성년'이라는 시나리오를 썼다"고 전했다.
염정아도 '연출자 김윤석'을 믿고 '미성년'을 택했다고 밝혔다. 염정아는 "첫 연출작을 저에게 제안해 주셔서 영광이었다"며 "영주라는 역할에 김윤석 선배님의 색이 입혀지면 어떨까 싶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영주는 엄마가 아니라 여자로서 갈등이 큰 캐릭터라고 봤다"며 "갈등을 눌러가는 여자의 마음에 공감해주셨으면 한다"고 관람 포인트를 소개했다.
김소진의 출연 이유 역시 김윤석이었다. 김소진은 "김윤석 선배님이 이 작품을 오랫동안 준비하셨다는 걸 들었고, 진심어린 생각과 고민들에 대한 신뢰감이 컸다"며 "미희는 거침없고 이기적인 말을 하는 인물이지만, 보이지 않는 감정과 심리를 읽으려 노력했다"고 함께 작업한 과정을 전했다.
또한 김윤석 '감독'에 대한 신뢰도 드러냈다. 염정아는 "첫 촬영 때 제가 긴장하고 떨었는데, 감독님이 모니터로 제 속까지 꿰뚫어보는 것 같았다"며 "첫날이 지난 후엔 감독님이 배우이기도 하셔서 장점이 더 많았다. 배우들의 마음을 잘 알아주신다"고 말했다.
김소진도 "선배님 자체가 삶을 살아가는 태도가 굉장히 진중하시다"며 "그래서 배려도 많이 받았다. 존중 받는다는 느낌이 들더라"라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김윤석은 연출 선배 배우 하정우를 언급하며 "정말 대단하고 존경스러웠다"며 "저는 배역을 나눠갔는데, 하정우 씨는 '허삼관'에서 비중이 큰 역할을 하면서도 감독을 해 냈다"고 말했다. 이어 "MS도스를 쓰다가 윈도우 체계를 적응하는 느낌이었다"며 "저는 되도록 배우와 감독을 겹쳐서 하는 걸 안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한편 '미성년'은 오는 4월 개봉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