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환 구정마루 사장, 소재·디자인·컬러 다양한 '8색조 마루' 선보여

입력 2019-03-14 17:14  

김낙훈의 기업인 탐구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 김낙훈 기자 ]
지난달 하순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전시장. 코리아빌드전시회에 설치한 구정마루(대표 조문환·62) 부스엔 닷새 동안 관람객이 1만2000명 이상 몰렸다. 이 회사의 조문환 대표는 “하루평균 2000~3000명이 찾아와 성황을 이뤘다”고 말했다.

관람객이 몰린 건 다양한 디자인 때문이다. 이 전시회에선 신제품 10여 종을 포함해 약 100종의 제품을 선보였다. 소비자 눈길을 끈 대표적인 제품은 ‘뉴트로패턴’과 ‘헥사곤’ ‘믹스매치’ 등이다. 전시장 외부를 장식한 뉴트로패턴은 핑크 오렌지 그린 골드 회색 등 8가지 색을 입힌 제품이다. 단순한 바닥재가 아니라 미술작품 같은 느낌이 든다.

헥사곤은 육면체 느낌이 나도록 디자인된 제품이다. 입체감을 느낄 수 있다. 믹스매치는 ‘나만의 공간’을 꾸미려는 소비자가 제안한 디자인을 바탕으로 만든 제품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맞춤형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제품이다. 예컨대 원목마루 중간중간에 블루와 레드의 색깔을 입혀 포인트를 주는 방식이다. 조 대표는 “갈수록 개성 있는 공간을 꾸미려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이런 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바닥재는 목재종류 디자인 컬러 패턴을 조합하면 모두 300여 종에 이른다. 마룻바닥재 업체들이 대개 수십 종의 구색을 갖춘 데 비해 이 회사는 이보다 훨씬 많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예컨대 ‘프레스티지’란 신제품은 합판에 원목 베니어를 덧댄 마룻바닥재다. 이때 표면에 ‘딥브러싱 작업(칫솔질같은 공정을 통해 표면을 깊게 파내는 것)’을 통해 입체감을 낸 제품이다. 이 작업을 하면 목재표면의 약한 부분이 사라지고 이 부분에 코팅 처리를 통해 색다른 느낌이 난다. 이때 사용한 원목은 굴참나무, 호두나무, 물푸레나무, 티크, 단풍나무 등 13종에 이른다.

조 대표는 “프레스티지는 원목마루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5년 동안 개발한 제품”이라며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난관에 부딪혔지만 전사적인 힘을 모아 완성했다”고 말했다. 시공 패턴도 일자, 헤링본(청어 뼈), 쉐브론(모자), 헥사곤(육면체) 등 다양하다. 이런 여러 가지 패턴으로 시공할 수 있어 소비자로선 다양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조 대표는 “단순한 디자인의 마룻바닥재는 간격을 맞춰 바닥을 시공하면 끝나지만 헤링본, 쉐브론 스타일의 디자인은 시공할 때 마루와 마루의 접합 부위를 맞추기가 쉽지 않은 데다 여러 가지 색을 섞어 시공하려면 품이 50% 이상 더 든다”고 말했다. 시공이 복잡하다는 것은 인건비가 올라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뜩이나 인건비가 많이 오른 상태에서 생산과 시공에 품이 많이 드는 작업을 선택하기란 기업인으로선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조 대표가 이를 밀어붙이는 것은 특히 신혼부부 등 젊은 소비자 가운데는 기존 제품 중에서 선택하는 게 아니라 ‘나만의 제품’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을 정도로 인테리어에 대한 개성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충북 충주 출신인 조 사장은 대학 졸업 후 외국 기업에 근무하다 지인의 권유로 마루 분야에 뛰어들었다. 1994년 설립된 구정마루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법인으로 전환했다. 그 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매출이 격감하기도 했지만 최근 몇 년 새 매출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회사 측은 작년 매출이 약 950억원에 이른 것으로 추산했다.

조 대표는 “이런 매출 증가는 다양한 디자인 개발과 그동안의 건설경기 호황에 따른 것”이라며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그는 “지금까지 축적된 노하우를 토대로 영업을 기업 간 거래(B2B)에서 소비자 판매(B2C)로 전환해 마룻바닥재 디자인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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