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재혁 기자 ] 개그우먼 이영자가 이달 초 유튜브에 1인 미디어 채널을 시작한다고 알리는 홍보영상을 공개하자마자 12만 명의 구독자가 몰려들었다. ‘유튜브 스타’ 대도서관, 윰댕 부부와 함께 제작하는 이영자는 “이영자가 원하는 세상, 살고 싶은 세상이 어떤 것인지 기대해달라”고 했다.
가수와 배우, 아나운서 채널 인기
연예인과 아나운서들이 유튜브 채널을 속속 개설하고 있다. 소녀시대 태연, 에이핑크 윤보미, 가수 악동뮤지션의 이수현, 강민경, 신화 에릭, god 박준형, 배우 신세경, 개그맨 박성광 등 인기 연예인 30여 명도 앞서 유튜브 세계에 진출했다. 태연의 ‘탱구TV’는 올 들어 본격 영상을 올리며 구독자 49만 명, 누적 조회 수 602만 명을 기록 중이다. 유럽 여행기를 담은 영상이 많고 영어, 인도네시아어, 중국어, 터키어 등 해외 각국의 언어로 자막이 붙었다. 윤보미는 다이어트를 하거나 화장하는 모습을, 신세경은 요리하고 산책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커버 가수(다른 가수의 노래만 전문으로 부르는 가수) 제이플라가 가장 성공한 예다. 채널 ‘JFLAMusic’의 구독자 수는 1100만 명.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분석 사이트인 소셜블레이드에 따르면 제이플라는 유튜브와의 광고 수익 배분만으로 1년에 최대 250만달러(약 28억원)를 버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5월 개설된 ‘와썹맨’은 god의 박준형이 서울 곳곳의 명소를 돌아보는 내용으로 구독자 수가 176만 명을 넘었다. 유튜브에서만 지난 1년간 최대 37만달러(4억원)를 번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아나운서들도 유튜브로 뛰어들었다. SBS 장예원 아나운서는 지난달 ‘장폭스TV’를 개설해 회의 모습 등 일상을 보여준다. MBC 임현주 아나운서는 여행, 먹방 등의 콘텐츠를 선보였고, KBS 김지원 아나운서는 아나운서나 대기업 등의 합격 정보를 제공한다. SBS 조정식 아나운서는 ‘식스센스’, 김수민 아나운서는 ‘수망구TV’를 각각 개설했다.
상당한 수익, 팬과의 접점 확대가 장점
이 같은 ‘유튜브 러시’는 광고수익이 늘어난 요인이 가장 크다. 광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모바일 광고시장은 2조8000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40%인 1조7000억원 정도가 유튜브에 집중됐다. 3년 전 클릭당 평균 1원씩 쳐주던 데서 지난해에는 개인별로 2~4원 정도로 인상됐을 것으로 업계에선 관측한다.
연예인과 아나운서는 구독자를 모으는 경쟁에서 일반인보다 유리한 게 사실이다. 유튜브가 2017년 11월부터 1년간 구독자 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10개 채널을 집계한 결과 두 곳을 제외한 8개 모두 연예인이 주도하는 채널이었다. 개그맨 김대범은 자신의 채널인 ‘대범한TV’에서 구독자 수가 약 10만 명이었던 지난해 5월 기준 매월 200만~300만원의 수입을 얻는다고 밝혔다.
유명인사라 해도 방송에는 출연시간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1인 미디어를 통해 더 많은 시간을 팬들과 만날 수 있다. 수익과 별개로 관심 있는 분야에 규제 없이 자유롭게 도전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직접 콘텐츠를 만들어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 PR의 효과를 누릴 수도 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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