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펀드 목소리 커지자
기업들도 배당 확대에 나서
[ 마지혜 기자 ]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 의결권 행사 지침)를 도입하고 국내외 행동주의 펀드가 활동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주주총회 시즌’의 막이 올랐다. 기관투자가들의 주주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기업들이 주주환원 전략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배당주 펀드 투자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 가운데 지난 2월 한 달간 설정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펀드는 ‘베어링 고배당 플러스 펀드’였다. 기관의 자금 집행으로 설정액이 301억원 증가했다. 경기와 기업 이익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짙어지는 가운데 비교적 안정성 높은 투자처를 찾는 자금이 배당주 펀드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배당주 투자에 유리한 환경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행동주의 펀드와 기관투자가들의 주주행동은 기업의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전략 강화를 자극한다”며 “최근 현대자동차그룹, 롯데그룹, 현대백화점그룹, 삼성그룹, LG그룹 등 주요 그룹사의 배당 확대 관련 공시가 줄을 잇는 점이 이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들의 2018년 배당금 총액은 사상 최초로 3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기업들의 배당성향이 높아져 국내외 투자자들로부터 재평가를 받게 되면 배당수익뿐 아니라 주가 상승에 따른 자본이득도 기대할 만하다는 분석이다. ‘짠물 배당’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이제까지 국내 증시를 저평가한 주된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장기적으로는 사회책임투자(SRI) 펀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SRI 펀드는 투자 기업과 소통하면서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을 제언하는 등 주주 활동을 활발히 하는 펀드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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