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들이 스타 앞세운 대형 광고를 왜 할까

입력 2019-03-15 10:00  

배달의민족은 ‘류승룡’ 기용하고 업계 1위로
이용자와 매출 증대는 물론이고 채용에도 도움



온라인 핸드메이드 쇼핑몰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아이디어스를 운영하는 백패커가 배우 정려원과 전속 모델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정려원은 향후 6개월 동안 TV,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옥외 광고 등에서 활동할 예정이다.

스타트업들이 스타를 기용한 TV 광고 마케팅으로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시작은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 앱(응용프로그램) 배달의민족이었다. 2014년 4월 배달의민족이 ‘류승룡’을 모델로 기용해 TV 광고를 내보냈다. 그 이후 인지도나 앱 다운로드수 등에서 2위인 요기요를 압도했다.

스타트업은 비즈니스 모델의 특성상 단기간에 뛰어오르는 압축 성장을 하는 게 중요하다. 스타트업이 초기 투자 단계를 지나 시장에 안착한 시리즈B?C단계에 이르면 과감하게 투자금의 상당 부분을 광고 마케팅으로 쓴다. 인지도를 높여 이용자 수를 대폭 늘리고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것이다. 배우 전지현을 모델로 내세운 신선식품 유통 스타트업 ‘마켓컬리’, 배우 이병헌과 변요한을 앞세운 월정액 독서앱 ‘밀리의 서재’ 외에도 뱅크샐러드, 야놀자, 직방, 다방, 튜터링 등이 스타를 활용한 광고를 내보냈다.

임정욱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소비자와 직접 맞닿은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모델의 스타트업에겐 TV 광고를 비롯한 매스 마케팅이 스케일업(외형성장) 위한 결정적 디딤돌”이라며 “특정 대상, 세대를 대상으로 하던 틈새 시장에서 대중 시장으로 확장하는 단계에 특히나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인지도 제고를 통한 이용자와 매출 증대는 물론이고 채용에도 도움이 된다. TV 광고를 할 무렵은 회사가 급격히 성장하고 있어 인재난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자유여행 서비스 스타트업 마이리얼트립 측은 “지난해 6월까지 누적거래액 100억을 넘었는데 TV 광고 이후 거래액이 급증해 올 1월 누적거래액 200억을 달성했다”며 “전체 입사자의 절반 이상이 광고 이후에 입사할 정도로 입사자 수도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마이리얼트립은 지난해 8월 배우 정유미를 홍보 모델로 발탁해 광고를 실시했다.

스타트업의 광고 마케팅 지원하는 제도도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혁신형 중소기업 방송광고 활성화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재무 사정이 넉넉치 않은 스타트업?중소기업이 TV 광고를 통해 기업 인지도를 높일 수 있게 돕는 것이다.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면 TV광고는 제작비의 50% 범위 내에서 최대 5000만원까지 지원된다.

해외도 비슷하다.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에어비앤비, 우버뿐만 아니라 미국의 온라인 안경 유통 스타트업인 와비 파커, 면도날 정기배송 스타트업인 달러 셰이브 클럽 등도 TV 광고를 내보냈다. 지난해 우버는 5억 달러(약 5600억원)를 광고 비용으로 지출했다. 미국프로농구(NBA) 플레이오프와 결승전, 황금시간대의 TV쇼 등에 광고를 내보내기 위해서였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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