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카톡'에 나온 '경찰총장'은 총경급 인사"

입력 2019-03-15 11:00   수정 2019-03-15 11:06

유모 유리홀딩스 대표 등 경찰에 진술



경찰이 지난 14일 ‘버닝썬 사건’의 관련 피의자들을 줄소환해 조사한 가운데 이들의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언급된 ‘경찰총장’은 총경급 인사라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경급은 일선 경찰서장에 해당하는 고위 직급이다.

15일 경찰 수사에 정통한 한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 소환 조사를 받은 유모 유리홀딩스 대표(34) 등이 “(단톡방에서 자신들의 뒤를 봐주고 있다고 언급한) ‘경찰총장’은 사실 총경급 인사”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경은 공무원 직제상 4급으로 통상 경찰서장이나 지방경찰청 과장 등 보직을 맡는다.

경찰 유착 의혹의 핵심인물로 지목된 유 대표는 전날 오후 12시 50분께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기습 출석해 15일 오전 6시께 귀가했다. 2016년 7월께 가수 정준영 씨(30)와 빅뱅의 승리(본명 이승현·29) 등이 포함된 단체 대화방에서는 ‘옆 업소가 우리 업소 내부 사진을 찍어서 신고했지만 ‘경찰총장’이 봐줬으니 괜찮다’면서 ‘어제 유모 씨가 경찰총장과 문자하는 걸 봤는데 대단하더라’는 취지의 대화가 나왔다. 유씨는 강남 클럽 버닝썬의 지분을 20% 갖고 있는 승리의 사업 파트너다. 경찰은 정확한 대상자와 이들간 부적절한 거래가 있었는지 여부 등에 대해서 확인 중이다. 앞서 강신명 전 청장과 이상원 전 서울경찰청장은 “승리와 일면식도 없다”며 유착 의혹을 강력 부인했다.

14일 오후 2시께 경찰에 출석한 승리는 15일 오전 6시 14분께 조사를 마치고 나와 “오늘부로 병무청에 정식 입영 연기신청을 할 계획”이라면서 “허락만 해주신다면 입영 날짜를 연기하고 마지막까지 성실하게 조사받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밝혔다. ‘성매매 알선 혐의를 조사 중 인정했느냐’는 질문에는 승리의 변호사가 “어제 오후에 추가로 제기된 승리 씨의 의혹과 관련해 그저께 모 언론사에서 그러한 제보를 받았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받아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또 “새롭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조만간 입장을 정리해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14일 오후 승리가 해외에서 상습적으로 불법 도박을 하고 외국에서 성매매를 알선했다며 새롭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 내사 착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씨도 이날 오전 7시 7분께 조사를 마치고 나와 “조사에서 성실하고 솔직하게 진술했다”며 “이른바 ‘황금폰’도 있는 그대로 제출했다”고 말했다. 정 씨는 ‘경찰총장이 누구냐’,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경찰에 대해 말한 게 누구냐’는 질문에는 “조사를 통해 말씀드리겠다”고만 답했다. 경찰 누구에게 부탁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죄송합니다”를 반복하면서 취재진을 지나쳐 청사를 떠났다.

조아란 기자 ar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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