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선물 중단' 사태, 시세에 약일까 독일까

입력 2019-03-18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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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OE, 비트코인 선물 6월 종료 예정
전문가들 "공매도 줄어 긍정적" vs "유동성 하락해 부정적"



지난 2017년 12월부터 제도권 주류 거래소 가운데 처음으로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지원해온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비트코인 선물 상품 제공을 오는 6월 중단할 예정이다. 파장을 놓고 전문가들 의견이 엇갈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CBOE는 비트코인 선물 상품을 전면 재검토할 방침이다. 당분간 비트코인 선물 계약 상품 추가 상장을 하지 않을 계획. 현재 CBOE에선 4·5·6월 만기인 비트코인 선물 상품이 거래되고 있다. 추가 상장이 없다면 6월 이후 CBOE에서 비트코인 선물 상품은 더 이상 거래되지 않는다.

CBOE와 비슷한 시기에 비트코인 선물 상품을 론칭한 주요 거래소인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비트코인 선물 상품을 계속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과는 대조적이다. CBOE가 비트코인 상품 출시 후 1년3개월여 만에 중단하면서 업계에서는 다양한 관측을 내놓고 있다.

임현민 낫포세일(NFS)·크로스앵글 리서치센터장은 “장기적 관점에서 시장에 좋은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 같다. 비트코인 선물이 CBOE에 상장되면서 제도권 진입 논의가 진행됐고, 기관투자자들의 가상화폐(암호화폐) 시장 진입에도 도움이 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임 센터장은 “비트코인 시장은 아직 미성숙한 시장이다. 비트코인 선물은 유동성 공급 측면에서 시장 성숙도를 높이는 데 일정 부분 기여했다. 그런 의미에서 CBOE의 비트코인 선물 상품 중단은 아쉬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반면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CBOE 비트코인 선물 중단은 암호화폐 시장에 긍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선물 중단 뉴스가 나온 후 비트코인 시세는 도리어 상승했다. 백트·나스닥 등이 만들고 있는 비트코인 선물 거래소는 증거금으로 비트코인을 사용(실물인수도 방식)하는 반면 CBOE는 달러화를 사용(현금결제 방식)한다”며 “사실상 비트코인 시세에 도움이 되지 않고, 폭락장만 불러왔다”고 분석했다.

한중섭 체인파트너스 리서치센터장은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CBOE는 시장에서 그렇게 큰 이슈로 부각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장 영향보다는 CBOE가 비트코인 상품을 중단한 원인에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한 센터장은 “CBOE가 비트코인 상품을 중단하는 가장 큰 이유는 거래량 부족으로 추측된다”며 “비트코인 선물이 처음으로 도입된 2017년 12월엔 CBOE와 CME 거래량이 비슷했지만 지난해부터 CBOE의 거래량이 급격히 빠져 이젠 CME 거래량의 10분의 1 수준도 안 된다”면서 “경쟁사에 밀리고 매출에도 별다른 기여를 하지 못하니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려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CBOE 비트코인 선물 상품의 경우 비트코인 가격 추정을 ‘제미니’라는 단일 거래소를 통해 진행하는 문제점도 있었다. CME는 CBOE와 달리 ‘비트코인 추정지수’를 만들어 4개 거래소에서 가격을 추정한다. CME에 비해 CBOE의 상품이 미흡했다는 얘기다.

한 센터장은 “CBOE 상품이 등재된 거래소보다 CME 상품이 거래되는 거래소의 이용자가 많아 접근성 측면에서도 CME가 용이하다. CBOE가 비트코인 선물을 완전히 중단한다기보다는 선물 만기 도래시 비트코인으로 결제하는 실물인수도 방식으로의 변경 등 상품 개선을 고려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김산하 한경닷컴 기자 san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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