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지면 감기 환자가 급증한다. 영어로 감기를 ‘Cold’라고 부르는 것처럼 추위와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연구결과 인체가 추위에 노출될 경우 유해활성산소가 급증하고 점막세포가 파괴된다.
주로 코점막, 인후점막, 기관지점막 등 호흡기 점막이 손상돼 감기가 발병한다. 따뜻한 여름에는 원래 감기에 걸리기 어려운데 요즘엔 에어컨 사용과 냉동식품 섭취 급증으로 여름에도 감기 환자가 부쩍 많아졌다.
현대의학은 감기의 원인을 바이러스로 본다. 과연 바이러스가 감기를 유발할까? 감기의 원인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먼저 인간의 세포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
인간의 기원은 100억년 전 원시 생명체인 바이러스 DNA사슬로부터 원시세포를 만들고, 산소를 이용하는 세균이 원시세포 내로 들어와 미토콘드리아로 바뀌면서 크고 복잡한 세포로 진화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것이 세균과 DNA가 융합된 최초의 인간세포 아메바다. 50억년 전쯤에는 하나의 아메바에서 출발한 원시생명체가 현재 100조개의 복잡한 세포집합체로 탈바꿈해 인간의 모습으로 진화했다.
최초의 인간세포로 알려진 아메바와 같은 모양을 가진 세포가 지금도 체내에 수 억개 존재하고 있는 게 그 증거다. 이 세포는 대표적인 백혈구인 대식세포로서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고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독립된 면역세포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대식세포가 없다면 인체는 방어능력이 떨어져 죽게 된다. 한마디로 대식세포는 생명의 주체다.
인간은 정자와 난자가 만나 10개월 동안 폭풍 성장해 3.5㎏의 복잡한 조직을 가지고 태어나 최대 100년을 살다가 죽어서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다. 자연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인체의 모든 세포들은 다시 세균과 바이러스로 분해된다. 100억 년 전 인간이 바이러스와 세균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이런 생명체의 순환은 불교에서 말하는 윤회설과 일맥상통하다. 사람이 죽으면 모든 세포가 미생물과 영양분으로 분해돼 다른 동식물의 먹이가 된다. 모든 생명체가 죽으면 자연에서 다시 하나가 되는 것이다.
감기도 마찬가지다. 감기에 걸린 사람들에게서 발견되는 감기바이러스는 인간의 호흡기 세포가 죽으면서 나타나는 결과물이지 감기의 원인이 아니다. 감기의 원인은 호흡기 세포를 파괴시키는 추위와 스트레스에서 유발되는 유해활성산소이다.
세포가 죽는 과정에서 나타난 감기바이러스는 단순한 DNA 조각으로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서 다른 사람에게 전달될 수 있지만 병을 유발할 정도로 위력적이지 않다. 외부에서 전달되는 바이러스의 대부분은 면역세포에 의해 쉽게 제거된다. 따라서 감기는 추위와 스트레스에 노출될 경우 몸에서 나타나는 일종의 증상일 뿐이다.
감기는 추위와 스트레스로 면역력이 떨어진 경우에 걸릴 뿐이지 인체에서 인체로 감염되는 전염병은 아니다. 즉 감기에 걸리는 것은 개인이 가진 면역력에 달려 있지, 바이러스가 가진 감염력에 좌우되진 않는다.
1차 세계대전 당시 스페인독감으로 약 4000만명의 인류가 사망했다. 그런데 미국에서 스페인독감 바이러스의 위력을 측정하기 위해 해병대 교도소에 수감 중인 무기수 수백 명에게 스페인 독감바이러스를 주입하는 임상시험을 단행한 결과 놀랍게도 단 한 명도 감염되지 않았다. 이같은 사실은 스페인 독감바이러스가 DNA조각에 불과할 뿐 치명적인 독성물질이 아닌 것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단지 그 당시 전쟁으로 배고픔과 추위로 면역력이 현저하게 저하된 탓에 감염률과 치사율이 높았을 뿐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정상적인 면역력을 가진 사람에게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감기를 비롯한 조류독감, 사스(SARS), 신종 인플루엔자, 메르스(MERS) 등 거의 모든 바이러스 감염질환은 면역력의 문제다.
감기를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약은 없다. 거의 모든 감기약들은 증상을 억제시키는 대증요법제로 부작용이 만만찮다. 감기예방과 치료에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잘 먹고 쉬면서 면역력을 올리는 게 유일한 방법이다.
감기약은 오히려 활성산소를 유발하거나 영양소를 고갈시켜 인체면역력을 저하시키므로 백혈병, 암, 당뇨병, 간질환, 신장질환 등에 걸릴 위험을 높일 개연성이 있다. 예컨대 감기나 독감이 기승을 부리다 잠잠해지면 곧이어 백혈병 환자가 급증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감기약이 골수조직을 파괴하거나 장내 유익 세균들을 죽여 면역력을 저하시키는 게 하나의 원인으로 꼽힌다.
‘감기약은 2차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최소한 7일간 복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이 있는데 면역체계가 약한 유·소아나 노약자의 경우 3일 정도만 투약해도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그래서 유럽의 상당수 병원이나 약국에서는 합성 감기약 대신 면역력을 올려주는 허브추출물을 처방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예부터 감기 기운이 있을 때는 생강차나 안토시아닌이 풍부한 산수유 열매로 즙을 내어 효과를 봤다.
수년 전 TV방송 프로그램에서 의사와 한의사가 감기약이 과연 필요한가에 대해서 토론을 벌인 적이 있다. 이 때 의사는 ‘2차 감염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감기약을 꼭 먹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던 반면 한의사는 ‘감기약을 먹으면 1주일 만에 낫고 감기약을 안 먹으면 7일 만에 낫는다’고 언급하면서 감기약의 무용론을 주장하는 광경이 벌어졌다.
대다수 의사들은 2차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항생제 복용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항생제 복용에는 내성 문제가 뒤따르기 때문에 절대로 예방 차원에서 미리 복용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항생제보다는 2차 감염이 되지 않도록 충분하게 휴식하고 몸을 따뜻하게 해 면역력을 올려주는 게 더 중요하다.
감기의 대표적인 증상인 발열, 통증, 부종 등은 염증반응이자 정상적인 면역반응이다. 심하지 않으면 대부분 인체에 이롭게 작용한다. 필자는 의약분업 이전 약국약사 시절 유소아에게 감기약을 조제하면서 해열제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는데 해열제를 쓰지 않아도 대부분 저절로 열이 내려가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유·소아기엔 자연치유력이 만들어지는 시기여서 고열·통증·염증 등의 감기 증상이 보일 때 소염진통제나 해열제 등으로 이를 누르게 되면 자연치유력이 급격하게 약해진다. 심각한 상황이 아니면 감기약을 쓰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
감기약과 해열제, 소염진통제 등을 슈퍼마켓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미국에서는 연간 수만 건 이상의 의약품 부작용 사례가 보고되며 해마다 수천 명이 직접적인 부작용으로 사망한다. 직접적인 사망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부작용으로 발생하는 합병증 등을 합친다면 그 위험성은 더욱 심각하다. 국내서도 의약품 부작용 보고건수는 2013년 18만3260건에서 2017년에 25만2611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으며 2017년의 경우 이 중 해열·진통·소염제가 3만5974건으로 14.2%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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