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매매가·전셋값 하락은
과열된 시장 안정 찾아가는 과정
[ 서기열 기자 ]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사진)는 “현재 한국의 집값은 선진국보다 다소 높다”며 “앞으로도 주택시장을 실수요자 중심으로 안정적으로 관리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투기수요 억제에 초점을 맞춘 현 정부의 주택정책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아울러 “임차인 보호를 위해 부동산 전월세거래 신고제 도입이 필요하다”며 서민주거 안정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주택정책 일관되게 추진
최 후보자는 18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답변자료에서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최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오는 25일 열린다. 그는 현재 부동산 가격에 대해 “소득수준과 주택가격을 감안한 한국의 주택구입 부담 수준은 선진국과 비교하면 다소 높다”고 말했다. 그는 집값 상승 원인으로 “2017년 이후 집값 상승은 그간 완화됐던 세제·금융·주택 제도와 풍부한 유동성 등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집값 하락세는 “그간 과열됐던 주택시장이 지난해 9·13 부동산대책 이후 안정화되는 과정”으로 판단했다.
지난해 집값 상승의 진원지였던 서울의 주택 공급은 충분하다고 봤다. 최 후보자는 “서울의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올해 4만5000가구로 예년보다 40% 많고,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2022년까지 공급은 원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해선 “순증 물량은 많지 않은 반면 단기 투기수요가 집중돼 가격이 급등하는 등 부작용이 커 신중해야 한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그는 “주택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면 정책기조를 일관되게 추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현재 규제 완화가 필요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공시가격 현실화 영향 분석할 것”
최근 논란을 빚는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에 대해선 “시세가 급등했거나 상대적으로 장기간 저평가됐던 유형과 가격대의 부동산은 빠른 속도로 공시가격을 현실화하고 상대적으로 현실화율이 높은 중저가는 서민 부담을 감안해 점진적으로 현실화를 추진한 것”이라며 “이는 조세정의와 공정과세에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다만 “서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공시가격의 현실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 필요하면 합리적인 개선 방안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후보자는 부동산 전월세거래 신고제 도입은 “임대차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고 임차인 보호를 강화할 수 있다”며 “다양한 논의를 거쳐 서민 주거안정에 도움이 될 방향을 충분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오피스 빌딩 등 비주거용 부동산의 공시제도 도입 방안에 대해서는 “2016년 이미 비주거용 부동산 가격공시제 도입 근거를 마련했다”면서도 “용도와 유형이 다양해 주거용보다 가격 산정이 어렵고 국민의 세부담이 커질 수 있어 경제상황과 국민적 공감대, 세부담 등을 전반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교통 분야 가운데 남북한 협력사업에 대해서는 “남북 인프라 협력은 남북관계 개선의 계기를 마련하고 한국 경제의 신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투자”라고 평가한 뒤 “북·미 대화 진전과 대북제재 등 여건을 고려해 신중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시장 등 지방자치단체장들이 반발하고 있는 김해신공항 건설과 관련해서는 “김해신공항 건설을 계획대로 추진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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