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성미 기자 ] 공기청정기와 건조기, 의류관리기. 최근 혼수가전 시장에서 밥솥과 TV를 제치고 ‘대세’가 된 제품들이다. 이 중 의류관리기 시장은 2015년 5만 대에서 지난해 30만 대로 4년 만에 급팽창했다. 올해는 45만 대 수준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누구나 한 번쯤 살 생각을 하지만 100만원이 훌쩍 넘는 가격 탓에 구매 결정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중소기업들은 이런 소비자를 겨냥해 각종 아이디어 상품을 내놓고 있다. 의류관리기지만 대부분 10만원 안팎의 싼 가격이 최대 장점이다.
대기업 제품 가격의 10분의 1
의류관리기 대표 제품인 LG스타일러의 핵심 기능은 ‘털어주기’와 ‘스팀으로 주름 펴주기’다.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두 가지 중 한 가지 기능에 집중했다. 극동콘에어의 ‘해밀턴비치 이지스팀백’은 스팀 기능에만 집중한 제품이다. 마치 정장 커버처럼 생긴 스팀백에 옷을 넣으면 백 안에 70도 이상의 고온 스팀이 채워진다. 뜨거운 증기가 가해졌다가 마르면서 주름이 펴지는 원리다. 신윤정 극동콘에어 부장은 “스타일러보다 스팀량은 더 많고 케어 시간은 5~10분으로 더 짧은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큰 장점은 가격이다. 이 제품의 가격은 15만9000원. 신 부장은 “다른 부가 기능을 배제하고 손쉽게 옷에 풍부한 스팀을 주는 기능에만 집중한 덕에 가격대를 낮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17년 12월 출시된 이 제품은 지금까지 약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넥스트업의 ‘에어스타일러 비트젯’도 옷감에 습기를 남기지 않는 스팀으로 의류를 관리하는 제품이다. 스팀 강도는 3단계로 나뉘어 있다. 가장 강한 강도인 ‘스팀 샤워’를 사용하면 스팀이 2m 밖까지 분사된다. 이 제품 역시 고온 스팀을 사용해 아세트산(땀냄새)을 99% 제거한다는 인증을 받았다. 대장균 살모넬라균 등도 99% 없애준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다리미로도 쓸 수 있는 이 제품의 가격은 13만8000원이다.
털어서 주름 펴주는 뉴런드리
캐럿의 ‘뉴런드리’는 털기에 집중한 제품이다. 타원형으로 생긴 약 19㎝ 기기에 옷을 걸어두면 모터가 분당 190번 흔들어준다. 먼지도 털어주지만 분무기로 물을 뿌린 뒤 옷을 30분~1시간가량 걸어두면 진동 작용으로 주름이 어느 정도 펴진다.
양준식 캐럿 대표는 “옷을 입으면서 한 방향으로 집중적으로 가해진 힘에 의해 늘어난 섬유에 전체적으로 고른 진동을 가하면 섬유조직이 돌아오는 원리”라며 “옷을 흔들면서 생성되는 바람도 주름 완화에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다림질을 한 것처럼 주름이 펴지는 것은 아니지만 급하거나 매일 해야 하는 다림질이 귀찮을 때 사용하기 좋은 제품이다. 2017년 초 출시된 이 제품의 가격은 5만~6만원대. 지금까지 약 10억원의 누적 매출을 올렸다.
아이엠헬스케어의 ‘플라즈마 클리닝’은 제습제처럼 옷장에 걸어두고 쓰는 의류관리기다. 지난해 와디즈에서 목표 펀딩액의 3749%를 달성해 제품이 출시됐다. 제습제와 다른 점이 있다면 습기와 냄새뿐 아니라 제품에서 나오는 이온이 옷 속의 유해 세균까지 빨아들인다는 것이다. 약 10만원인 이 제품은 별도 유지보수 없이 간단한 청소만으로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메디하임의 ‘옷걸이 제습기’는 옷걸이에 부착된 모터에서 나오는 따뜻한 바람으로 제습, 탈취하는 제품이다. 여행이나 출장 때도 들고 다니면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이 제품은 5만원대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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