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제 주미 한국대사 "기아차 덕에 조지아의 죽어가던 동네가 살아났다"

입력 2019-03-19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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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10년간 3000여개 일자리 만들어준 기아차에 감사"

조윤제-해리스 '대사와의 대화'



[ 주용석 기자 ] 조윤제 주미 한국대사와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18일(현지시간) 기아자동차 조지아 공장을 찾아 한목소리로 찬사를 쏟아냈다. 두 대사는 이날 한·미동맹을 굳건히 하기 위해 미국 주요 도시를 찾는 ‘대사와의 대화’ 첫 행사로 기아차 조지아 공장을 방문했다.

해리스 대사는 조 대사와 함께 공장을 둘러본 뒤 트위터에 “(기아차가) 지난 10년간 미국에 11억달러를 투자하고 3000여 개의 일자리와 300만 대의 차량을 만들어냈다”며 감사의 뜻을 밝혔다.

조 대사도 페이스북에 “기아차로 인해 조지아의 죽어가던 동네가 살아났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을 가난하고 위험한 나라로 알았던 현지 주민들이 이제는 태극기가 휘날리는 한국 기업에서 일하는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조지아주에서 기아차는 지역경제를 살린 회사로 평가받고 있다. 조지아주 경제는 1980년대 주력 산업이었던 방직산업이 값싼 노동력을 찾아 중국 등 해외로 이전한 뒤 휘청이기 시작했다. 여기에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 공장이 글로벌 금융위기로 2007년과 2008년에 차례로 문을 닫으면서 지역경제는 패닉에 빠졌다.

기아차는 이런 상황에서 2009년 조지아 공장 투자를 결정했다. 기아차를 따라 부품 기업인 현대모비스, 현대파워텍 등의 공장도 들어서면서 지역경제는 점차 활력을 되찾았다. 기아차 공장이 있는 웨스트포인트 지역의 실업률은 2009년 12.3%에서 지난해 3.3%로 낮아졌다. “기아차 덕에 죽어가던 동네가 살아났다”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조 대사는 “현지 정치인들도 기아차 공장을 자주 방문하는 것으로 안다”며 “우리 기업 활동을 위한 든든한 지원군이라고 할 수 있고 이것을 윈윈이라고 한다”고 했다.

조 대사와 해리스 대사는 기아차가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하기 시작한 고급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텔루라이드를 시승하기도 했다. 이 차는 북미 시장을 겨냥한 모델로 올해 슈퍼볼(미 프로미식축구 챔피언 결정전) 광고에도 등장했다.

두 대사는 19일엔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들를 예정이다. 북핵 문제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한·미동맹이 중요한 상황에서 두 대사가 동맹의 힘을 확인하는 첫 번째와 두 번째 행사로 미국에서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기아차와 삼성전자 공장 방문을 선택한 것이다. 조 대사와 해리스 대사는 이어 23일까지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콜로라도주 덴버를 돌며 공개 간담회 등에 참석할 계획이다.

조 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각종 공개 행사에서 현지 주민이 궁금해하는 내용과 이분들의 삶에서 한·미동맹이 갖는 의미를 설명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70년 전 당신의 아버지, 할아버지들이 들어보지도 못한 곳에서 치른 희생의 씨앗이 지금 크고 멋진 나무로 자라나 우리가 그 과실과 그늘을 누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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