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신라·가야문화 등 43개 사업
중복·무계획…시·군 재정부담↑
변화하는 관광 트렌드 반영 못해
외국인 방문객 비율 2%대 그쳐
[ 오경묵 기자 ] 경상북도가 대규모 국비 프로젝트 발굴에 나서고 있지만 기존에 선정된 국비 프로젝트조차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도는 지난 12일 경북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신산업, 사회간접자본(SOC), 문화관광 등 7개 분야 53개 과제를 발굴해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도는 3대 문화권 사업 등 기존에 확보한 대규모 프로젝트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경상북도의회 등으로부터 받았다.
박창석 경상북도의회 의원(군위)은 “2조원이 투입된 경상북도의 3대 문화권 사업이 내년이면 사실상 완료되지만 중복되고 무계획한 사업 추진과 사후 운영 및 관리대책이 부실하다”며 “군위의 삼국유사테마파크, 경주·영천·청도의 신화랑풍류벨트 사업 등은 오히려 시·군에 재정·행정적 부담만 가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의 3대 문화권 사업은 2008년 ‘5+2 광역경제권’ 30대 선도프로젝트에 선정됐다. 2010년부터 2021년까지 1조9929억원이 투입돼 유교 신라 가야문화 등을 기반으로 43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선정 당시만 해도 비SOC 사업으로 기획이 잘됐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사업 완료 시점을 앞두고 기대보다는 우려가 높다.
박 의원은 “전주한옥마을은 한 해 방문객이 1000만 명이 넘는 관광 1번지가 됐다”며 “경북에 산재한 유형자원에 즐길거리, 먹거리 등 관광의 새로운 트렌드를 입히는 노력이 부족해 관광산업을 통한 경북 발전의 동력을 상실했다”고 꼬집었다.
경상북도가 하드웨어 건설에만 치중해 관광산업이 변화하는 새로운 트렌드를 이 사업과 연결하지 못한 데다 시·군과의 유기적 협력 부족으로 대형 국책사업을 외래 관광객 유치 등 경북 발전의 동인으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각종 통계치에서 경북 관광이 전국 관광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17년도 외래관광객 실태조사에서 외국 관광객의 방문지 가운데 경북이 차지하는 비율은 2.6%에 불과했다. 2014년 4%보다도 떨어졌다.
도내 시·군에서 열리는 축제도 글로벌 축제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경북에서 열린 문체부 지정 축제의 외국인 방문객은 문경 전통찻사발축제 3000명, 고령 대가야체험축제 900명, 봉화 은어축제는 기록이 없다. 11건의 도 지정 축제도 외국인 방문객은 청송사과축제 1000명, 영주 선비문화축제 400명, 상주 이야기축제 300명뿐이고 나머지 8개 축제는 외국인 방문객이 없다.
관광분야 한 전문가는 “경상북도가 민선 7기 들어와 경북관광공사를 경북문화관광공사로 확대 개편하고 1000억원 규모의 경북 관광진흥기금 조성에 나서고 있다”며 “하지만 관광객의 처지가 아니라 공급자 중심의 정책을 편다면 경쟁이 치열하고 변화하는 관광시장에서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동=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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