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금융을 복지·사회사업 아닌 산업으로 되돌려놔야

입력 2019-03-19 18:33  

서울의 국제금융허브 경쟁력 순위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한경 3월 19일자 A1, 3면). 영국 컨설팅그룹 지옌이 공개한 국제금융센터지수 조사에 따르면 서울은 세계 112개 도시 중 36위에 그쳤다. 2015년 6위까지 올랐던 경쟁력이 30계단이나 떨어졌다. 아시아에서도 중국 칭다오와 일본 오사카 등에 뒤지며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서울과 함께 금융중심지로 지정된 부산도 46위로 하락했으니 우리나라가 ‘금융허브’란 말을 입에 올리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상황이 돼버렸다.

세계 각국은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금융산업을 육성하고 있지만, 한국은 금융공기업 지방 이전, 각종 포퓰리즘 정책 등 정치논리가 금융산업을 짓누르면서 경쟁력이 추락하고 있다. 금융허브가 되려면 인프라의 집적효과가 중요한데 우리 정부는 ‘균형발전’ 논리로 금융허브를 서울과 부산으로 쪼개는 등 인프라를 오히려 분산시켰다. 그것도 부족해 정치권에서는 제3 금융허브 지정을 논의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한국 도시들의 금융허브 경쟁력은 더 추락할 공산이 크다.

금융 비즈니스 환경도 크게 악화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금융소비자 보호를 명분으로 금융산업을 압박하고 있는 게 그렇다. 대출금리·카드수수료·보험료 인하 등 당국이 개입하지 않는 게 없을 정도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근본적인 이유는 금융을 저소득층 및 영세 자영업자를 지원하는 통로로, 균형발전이란 이름으로 지역 간 나눠먹기를 하는 보조수단쯤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금융을 산업으로 대우하지 않으면 금융시장이 발전할 수 없다. 글로벌 금융사들이 잇따라 철수하거나 사업을 축소하는 게 이상할 것도 없다. 한국이 ‘외국 금융사의 무덤’으로 전락하고 있는 상황을 방치하면 금융허브 꿈은 더욱 멀어질 것이다.

뉴욕, 런던, 홍콩, 싱가포르 등은 금융허브의 ‘글로벌 스탠더드’가 무엇인지 잘 보여주는 도시들이다. 금융이 산업으로서 번창할 수 있는 비즈니스 환경과 뛰어난 인적·물적 인프라를 자랑한다. 우리나라가 금융허브를 꿈꾼다면 금융을 복지·사회사업이 아니라 산업으로 되돌려 놓는 게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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