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안성기 "韓 영화 강점은 새로운 시도…다양성 잃지 말아야"

입력 2019-03-20 18:20  

경기대 한류문화대학원 강단에 선 배우 안성기

'명사특강'에 첫 외부 강사로 나서
'한류영화 어제와 오늘' 주제 강연



[ 홍윤정 기자 ] “한국 영화의 경쟁력은 기획력입니다. 항상 새로운 것을 찾고 다양한 시도를 한다는 점이 강점이죠.”

영화배우 안성기 씨(사진)는 지난 19일 경기대 서울캠퍼스 한류문화대학원에서 열린 ‘한류 명사특강 및 세미나’에서 한국 영화의 미래는 밝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한류 명사특강 및 세미나 첫 외부 명사로 초청돼 ‘한류영화의 어제와 오늘’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안씨는 한국 영화의 ‘살아있는 역사’다. 1957년 영화 ‘황혼열차’에서 아역배우로 데뷔한 이후 60여 년간 ‘한 많은 청춘’ ‘바람불어 좋은 날’ ‘고래사냥’ ‘남부군’ ‘투캅스’ ‘무사’ ‘라디오스타’ 등 수많은 작품에서 주연을 맡았다. 한국 첫 1000만 관객 영화인 ‘실미도’에도 출연했다.

그는 “영화업계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양성이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1970년대 군부독재 시절 작품들이 검열당하던 때가 우리 영화계의 암흑기였습니다. 전체 150개 장면 중 80개가 넘는 장면이 수정·삭제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감독과 배우들은 사회 현실을 보여주는 영화를 만들 수 없었죠.”

안씨는 한국 영화의 비약적 성장 요인으로 크게 세 가지를 꼽았다. 먼저 1980년대 민주화를 이루면서 다양한 시도가 가능했고, 1990년대 자본과 인재가 영화계에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작품의 질이 높아졌다. 무엇보다 디지털화로 기존 필름에 비해 경제적으로 영화를 촬영할 수 있게 됐다. 그는 “한국 영화계는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며 “과거 인기를 누렸지만 늘 비슷한 것만 만들다가 지금은 자취를 감춘 홍콩 영화의 전철을 밟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장 감독들이 현재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점은 아쉬워했다. 그는 “이제 봉준호, 홍상수, 박찬욱 등 외국에서도 찾는 감독이 많아지고 있다”며 “이들이 80대까지 영화를 제작해 거장으로 자리잡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올해 문을 연 경기대 한류문화대학원은 올 1학기부터 K-컬처 융합학과, K-뷰티학과, 공연예술학과, 인터미디어학과, 문화콘텐츠학과 등 5개 석사과정에서 신입생을 모집했다. 한류를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대학원은 경기대 한류문화대학원이 유일하다. 입학생 중에는 중국 CCTV-7 메인 PD 등 현직에 있는 외국인 출신도 있다.

매주 화요일 열리는 한류 명사특강 및 세미나에서는 콘텐츠 미디어업계 명사들을 초청해 그들의 노하우를 듣는 시간을 갖는다. 안씨를 시작으로 드라마 ‘겨울연가’를 연출한 윤석호 감독, ‘꽃보다 할배’의 나영석 PD 등 각 분야 명사가 강단에 설 예정이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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