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IATA 총회 의장 맡는 조양호 회장…글로벌 항공업계 리더십 '주목'

입력 2019-03-21 16:21   수정 2019-03-2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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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항공운송협회 연차 총회(IATA)


[ 김보형 기자 ] 대한항공을 이끄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70·사진)은 한국이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총회를 유치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1969년 2차 세계대전 때 쓰던 군용기를 개조한 구형 프로펠러기 7대와 DC-9 제트기 1대 등 단 8대의 비행기로 초라하게 출범한 대한항공은 50년 만에 166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세계 44개국, 124개 도시를 누비는 글로벌 항공사로 발돋움했다. 규모 면에서도 대한항공은 화물 기준 세계 5위, 여객 기준 세계 15위에 올랐다.

대한항공은 1989년 1월 국적 항공사로는 최초로 IATA에 가입했다. IATA를 통해 대한항공과 나아가 한국 항공산업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는 조 회장의 판단 때문이었다. 그는 이후 IATA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잇따라 맡았다. 조 회장은 1996년부터 IATA 최고 정책 심의 및 의결기구인 집행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또 2014년 이후 31명의 집행위원회 위원 중 별도로 선출된 11명의 전략정책위원회 위원으로도 선임됐다.

조 회장은 이를 통해 △IATA의 주요 전략 및 세부 정책 방향 △연간 예산 △회원사 자격 등 굵직한 결정을 주도하며 전 세계 항공산업 정책을 이끌어 왔다. 대한항공도 IATA의 분야별 6개 위원회 중 4개 위원회의 핵심 위원으로 참여하며 글로벌 선도 항공사 역할을 담당해왔다.

조 회장은 오는 6월 1~3일 서울에서 열리는 IATA 총회에서 의장직을 맡는다. 이번 서울 IATA 연차총회는 대한항공에 세계 항공업계의 리더로서의 역할을 시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가 이번 총회에서 그동안 쌓아온 항공사 최고경영자(CEO) 경험과 노하우를 어떻게 발휘할지 주목되는 이유다.

올해 서울 IATA 연차총회가 항공업계 회의를 넘어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관광 경쟁력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점에서도 조 회장이 의장직의 적임자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는 2009~2011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을 맡아 한국이 세 번째 도전 만에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는 데 힘을 보탰다. 대한체육회 부회장, 아시아탁구연합 부회장, 국제탁구연맹 특별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면서 스포츠 외교 역량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 회장은 2014년 7월 김진선 초대 위원장 퇴임 후 2년여간 조직위원장을 맡아 경기장 신설과 스폰서십 확보 등 성공적인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를 위한 기틀을 다졌다.

이번 IATA 총회는 한국의 하늘길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을 세계에 알릴 기회도 될 전망이다. 지난해 1월 문을 연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은 첨단 정보기술(IT)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환승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의 허브화 경쟁력을 글로벌 항공업계 관계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소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광 붐을 통한 부가적인 경제적 효과와 일자리 창출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산업은 국가 이미지는 물론 제조업 경쟁력을 지원하는 핵심 산업”이라며 “한국과 한국 항공산업의 브랜드 파워를 높일 수 있는 IATA 연차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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