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석 기자 ] 지난 19일 미국 애틀랜타에서 I-85 고속도로를 타고 한 시간여 달려 도착한 커머스시(市)의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 부지.
야구장 91개 크기인 112만㎡의 거대한 부지에선 땅을 고르는 평탄화 작업이 한창이었다. 공사 주체는 SK이노베이션이 아니라 조지아주(州) 주정부다. SK이노베이션 공장 유치를 위해 조지아주가 개인 소유 땅을 매입해 평탄화 작업까지 끝낸 뒤 넘겨주기로 한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전력회사 조지아파워는 이날 기공식을 위해 빈 땅에 전선주 수십여 개를 세우고 전기를 끌어왔다. 기공식엔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지사 등 주정부 인사들로 가득했다. 워싱턴DC 연방정부에서도 윌버 로스 상무장관이 930㎞를 한달음에 와 참석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이곳에 공장 건설을 검토하면서 “조지아주의 친기업 문화에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여러 주를 접촉한 결과 세제 혜택과 공장부지 제공 등 인센티브 조건은 비슷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기업을 도우려는 주정부 공무원들의 노력이 남달랐다고 그는 전했다. “조지아주는 전기, 상하수도 등 각종 유틸리티는 물론 부지 확보 및 평탄화 작업, 인력 교육까지 맡아 해주겠다고 나섰다. 기본적으로 자세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업 성공의 관건은 양질의 인력 확보다. SK가 계획대로 투자를 진행하면 앞으로 이 공장에서만 최대 6000명의 인력이 필요하다. 조지아주정부는 SK에서 필요한 인력 요건을 받은 뒤 인근 지역에서 직접 리크루팅을 하고 이들을 위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기로 했다. 이른바 ‘퀵 스타터’ 프로그램이다. 기존의 주민 대상 직업훈련 과정에 SK가 원하는 교육 내용을 추가했다. 김 사장은 “조지아주가 SK이노베이션 사내 교육을 대신해주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조지아주는 CNBC방송이 뽑은 ‘미국에서 기업하기 가장 좋은 주’ 1위에 6년 연속 선정됐다. 애틀랜타 지역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 5년간 2914억달러에서 3855억달러로 32.3% 증가했다. 조지아주는 친기업 문화를 앞세워 꾸준한 성장을 일궈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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