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 DC형 퇴직연금 수익률 1위

입력 2019-03-21 18:26  

지난 10년간 年평균 4.78%
은행·보험사보다 높은 성과



[ 오형주 기자 ]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상품을 판매하는 금융회사 중 지난 10년간 연평균 수익률이 가장 높은 곳은 한국투자증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DC형 퇴직연금은 근로자가 직접 적립금을 운용하기 때문에 이를 돕는 금융사의 역량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투증권 DC형 퇴직연금의 10년(2009~2018년)간 수익률은 연 4.78%였다. 같은 상품을 보유한 12개 증권사 중 10년 수익률 기준으로 가장 높다. 하나금융투자(4.55%) 대신증권(4.51%) 유안타증권(4.45%) 등이 뒤를 이었다.

증권사 중 DC형 적립금 규모가 가장 큰 미래에셋대우(2조9624억원)의 10년 수익률은 연 4.08%였다. 한투증권의 DC형 적립금은 1조1584억원으로 미래에셋대우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적립금 규모 3위인 삼성증권(9947억원)은 연 3.67%였다.

한투증권의 DC형 10년 수익률은 은행 보험 등 다른 업권에서 수위를 차지한 회사들보다도 높았다. 은행권에서는 대구은행의 DC형 10년 수익률이 연 3.76%로 가장 높았다. 생명보험사 중에선 한화생명(4.14%), 손해보험사 중에선 KB손해보험(3.70%)이 1위였다.

퇴직연금은 크게 확정급여(DB)형과 DC형으로 나뉜다. DB형은 사업주인 회사가 적립금 운용을 책임진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퇴직금 제도와 비슷하다. 따라서 은행 예금 등 원금보장형 상품 비중이 높은 편이다. 반면 DC형은 근로자가 운용을 맡기 때문에 주식·채권형 펀드는 물론 상장지수펀드(ETF) 등 다양한 상품을 편입할 수 있다.

퇴직연금 시장에서 DC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해 금융권 DC형 적립금 증가율은 17%에 달했다. 9%에 그친 DB형보다 더 빠른 증가 속도를 나타냈다.

재무설계 전문가들은 “DC형은 근로자가 투자 의사결정을 내리기 때문에 적립금을 위탁받은 금융사가 개인별 특성과 시장 상황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한투증권은 ‘시장 상황에 맞는 적절한 상품 서비스 제공’을 10년 수익률 1위를 차지한 비결로 꼽았다. 한투증권은 매 분기 수익률 하위권 고객을 대상으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비중 조절)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수익률 관리를 위해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염문걸 한투증권 연금사업본부장은 “수년간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예금 등 원리금 보장형 상품보다 펀드와 같은 실적배당형 상품을 추천하는 전략을 편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한투증권의 DC형 퇴직연금 중 실적배당형 상품의 10년간 수익률은 연 5.09%로 증권사 중 유일하게 5%대를 넘겼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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