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해당 매체는 은하수 브랜드의 '살결물'(화장수), '분크림'(파운데이션) 등의 우수성을 강조하면서 수입 브렌드 샤넬의 제품을 화장대에서 치워버리고 은하수의 '물크림'을 놓는 연출을 방송으로 내보냈다.
수입 제품의 로고를 그대로 브라운관에 노출하면서까지 자국 제품의 품질이 뒤처지지 않음을 강조한 셈이다. 지난해에는 조선신보가 샤넬과 은하수 화장품의 성분을 대조하는 '성분분석표'를 싣기도 했다.
중앙TV는 이와 함께 평양제1백화점 화장품 판매대에 주민들이 줄을 지어 서서 은하수 화장품의 향을 확인하거나 판매원의 설명을 듣는 모습도 방영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화장품을 찾는 손님들의 수가 나날이 늘고 있다"며 "올해 3·8국제부녀절(세계 여성의 날)에만도 우리의 화장품 판매량이 수입상품 판매량보다 훨씬 많았다"고 전했다.
'국산화'로 불리는 북한의 수입대체 노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2014년 신년사부터 본격화됐다.
당시 김정은은 "경공업 공장에서 현대화를 적극 다그치고 원료·자재의 국산화 비중을 높여 생산을 정상화하라"고 주문했다.
김정은은 은하수 화장품을 생산하는 평양화장품공장을 2015년과 2017년 두 차례 직접 현지지도에 나서기도 했다.
조선신보는 김정은이 2015년 현지지도 당시 샤넬, 랑콤, 크리스챤 디올, 시세이도 등 세계적인 상표를 거론하며 "외국의 아이라인·마스카라는 물속에 들어갔다 나와도 그대로 유지되는데, 국내에서 생산된 것은 하품만 하더라도 '너구리 눈'이 된다"며 국산 제품의 품질 개선을 주문했다고 전한 바 있다.
지난달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로 제재 장기화 국면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북한의 이 같은 '국산화' 기조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북한의 이같은 전략과는 달리 김정은과 부인 리설주여사가 북한산 '은하수' 화장품을 쓸지는 의문이다. 그동안 리설주는 공식석상에서 샤넬, 크리스찬 디올 등 해외 명품 브랜드의 가방을 들어왔다. 김정은 또한 독일 고급차량 메르세데스 -마이바흐의 S600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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