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황실 요리부터 日 가이세키까지…호텔 셰프들의 '특별한 만찬'

입력 2019-03-24 14:48  

호텔의 향기

특급호텔 봄맞이 '갈라 디너'



[ 안효주 기자 ] 새봄 속에서 특별한 맛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호텔의 갈라 디너(gala dinner)가 대표적이다. 이탈리아어로 축제를 의미하는 ‘갈라’는 호텔 주방장들이 자신있게 선보이는 특선 요리를 가리킨다. 서울의 주요 호텔은 봄맞이 갈라 디너를 내놓고 있다. 하루 또는 이틀 동안 한정된 인원만 예약을 받는다. 어디에도 선보이지 않았던 최고급 식재료와 서비스가 펼쳐진다.

중국 황실의 맛…웨스틴호텔 홍연 갈라 디너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중식당 홍연은 다음달 18~19일 이틀 동안 중국 황실 요리를 갈라 디너로 선보인다. 홍연의 정수주 헤드셰프가 갈라 디너를 총괄한다. 총 여덟 코스다. 1인 기준 35만원이다.


진귀한 식재료가 가득하다. 훈연 향이 은은하게 묻어 있는 ‘훈연 다금바리’, 부부 금실을 상징하는 원앙 고기와 캐나다산 랍스터·킹크랩이 조화를 이룬 ‘원앙 송로버섯 바닷가재와 파생강 킹크랩’, 비린내를 잡아주는 수제 어향 소스에 해삼을 살짝 볶아낸 ‘어향 통천해삼’, 최고의 식자재인 홍콩산 건전복으로 만든 ‘능이버섯 길품 건전복’ 등이 대표 메뉴다.

최고급 국내산 한우를 재료로 한 ‘건초 한우육’, 아삭한 식감을 자랑하는 중국 채소 카이란으로 선보이는 ‘간장소스 카이란’, 복(福)을 바라는 마음으로 복어살을 담은 ‘복어살 홍콩죽’, 풍미와 시각적 아름다움이 공존하며 대미를 장식할 ‘녹차 특선 후식’ 등도 맛볼 수 있다.

이번 갈라 디너의 또 다른 특징은 티 페어링(tea pairing)이다. 춘분(3월 21일)과 곡우(4월 20일) 사이에 채취한 고급 녹차 ‘벽라춘’을 식전에 제공해 입맛을 돋운다. 눈꽃 속에 피어오르는 우아한 향기와 순수한 맛 뒤에 달콤함이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명나라 시절 왕후의 병을 낫게 한 것에 대한 보답으로 황제가 차 나무에 붉은 비단 옷을 하사한 데서 이름이 유래한 ‘대홍포’도 찻물로 우려내 선보인다. 청량감을 원하는 방문객을 위해 프랑스산 포무리 로제 샴페인 페어링도 마련했다.

홍연을 상징하는 붉은 톤의 벚꽃과 자주색 목련 등 봄꽃을 활용한 포토존을 설치했다. 테이블 위 장식물부터 직원들의 유니폼에까지 화사한 봄 기운을 담을 예정이다. 현장에서 생생하게 들려주는 중국 전통 악기 얼후 연주로 마치 중국에 온 듯한 분위기를 연출할 계획이다.

프랑스·이탈리아의 요리 한번에…인터컨티넨탈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는 ‘유럽의 봄’을 주제로 프랑스와 이탈리아 요리를 동시에 맛볼 수 있는 특별한 갈라 디너를 준비했다.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내 프렌치 레스토랑 ‘테이블 34’에서 28일 단 하루 동안 35명 한정으로 맛볼 수 있다. 1인당 18만원이다.

호텔을 대표하는 프렌치 레스토랑 ‘테이블34’의 임호택 수석셰프와 이탈리안 레스토랑 ‘스카이라운지’의 루카 카리노 셰프가 각각 프랑스와 이탈리아 제철 식재료를 이용해 요리한다. 아뮤즈 부슈(메인 식사 전에 가장 먼저 제공되는 한 입 거리 음식)와 디저트를 포함해 총 일곱 코스다.

각 코스에 프랑스와 이탈리아 요리가 한 가지씩 함께 나온다. 두 나라 메뉴를 비교하며 맛볼 수 있는 색다른 이벤트다. 문어, 관자 등 봄 식재료를 활용한 프랑스 요리와 문어, 숭어알, 컬리플라워 크림을 조화시킨 이탈리아 음식을 같이 내놓는 방식이다.

프랑스 요리로는 ‘해초와 해산물, 성게로 만든 엔젤 헤어 파스타’ ‘쁘띠 트러플 카술레’를 준비했다. 이탈리아 요리로는 ‘나폴리 지역의 라구와 피에몬테 지역의 가정식 감자뇨끼’ ‘새콤한 마스카포네 크림치즈와 굴 깻잎 튀김’ 등이 있다. 서로 다른 식재료를 활용했지만 동시에 즐겨도 무리 없는 맛으로 메뉴를 구성했다. 코스 중간에 음식과 어울리는 마리아주 와인도 함께 제공된다.

3色 고메 행사…워커힐 호텔앤리조트

서울 광장동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동양과 서양의 미식을 세 가지 갈라 디너로 제안한다.

다음달 12일 중식당 금룡의 주최로 ‘제8회 황후의 만찬’을 열고 ‘만한전석(滿漢全席)’ 콘셉트의 코스 메뉴를 선보인다. 만한전석은 중국 역사상 가장 호화롭다고 알려진 연회식으로, 사흘에 걸쳐 육해공의 진귀한 식재료를 담아 100가지 이상의 요리를 내놓은 것으로 유명하다. 1인 기준 25만원이다.

다음달 18일엔 이탈리안 레스토랑 ‘델비노’가 고전 명화 ‘로마의 휴일’ 콘셉트의 ‘제7회 워커힐 갈라 디너’를 연다. 세계 3대 진미를 포함한 일곱 가지 코스 메뉴가 7종의 와인과 함께 제공된다. 1인 기준 50만원.

25일 일식당 ‘모에기’에서 열리는 ‘사케 디너’는 봄맞이 갈라 디너로 가이세키 요리를 내놓는다. 가이세키는 작은 그릇에 다양한 음식이 조금씩 순차적으로 담겨 나오는 일본의 연회용 코스 요리다. 모에기의 가이세키 요리는 일본 교토 지역의 전통 궁중요리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해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조리한 게 특징이다. 원재료의 맛과 색감을 살린 교토 요리가 사케와 어우러진다. 가격은 1인 기준 30만원이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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