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필드 누비는 젊은 여성 늘었다…20대 女 골프용품 구매 비율↑

입력 2019-03-25 10:17   수정 2019-03-25 15:27

한국프로 여성골퍼들 맹활약 영향
업계, 여성골퍼 맞춤형 제품 출시 강화




골프용품 시장에서 여성들의 구매비중이 대폭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여성 프로 골퍼들의 맹활약과 김영란법 이후 남성 위주의 골프 접대 문화가 사라지면서 골프업계가 전략을 선회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온라인쇼핑몰 티몬에 따르면 지난 1년 간(2018년 3월20일~올해 3월20일) 여성 소비자들의 골프용품 구매량은 전년 대비 각각 골프웨어 24%, 골프백·캐디백 136%, 골프장갑 19%, 골프클럽 70%, 골프티·볼마커 85%가 늘었다.

특히 다른 연령대에 비해 20대 여성의 증가율이 25%에 달했다. 타 연령대가 모두 한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신세계몰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2015년과 2016년에는 각각 남성이 58%, 59%, 여성이 42%, 41%로 남성의 매출 비중이 앞섰다. 하지만 2017년에는 남성 34%, 여성 66%로 상황이 역전됐다. 지난해에는 남성 32%, 여성 68%를 기록하며 여성 매출이 남성 매출액을 2배 이상 앞질렀다.

전구경 티몬 가전디지털실 실장은 "꾸준히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신규 골퍼의 유입도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며 "여성 골퍼, 특히 20대 여성 골퍼들이 증가하면서 골프 용품 매출도 여성들이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3M골프경영연구소가 지난해 연말 발표한 골프장 이용인구 분석결과를 보면 우리나라의 골프 인구는 전체 인구의 6.8%인 306만명이다. 성별로는 남성이 10.4%인 232만명, 여성은 3.3%인 74만명이며 올해는 더 늘어났을 것으로 추측된다. 주목할 부분은 성별 골프인구 증가율이다.

여성골퍼는 증가율이 27.6%로 같은 기간 남성(17.2%)에 비해 10% 포인트 이상 높다. 국내의 경우 남성골퍼가 여성골퍼보다 약 3배 이상 많아 골프의류 매출도 남성이 높았지만 최근 몇 년동안 여성골퍼의 숫자가 급격히 늘며 여성 골프의류 매출이 남성을 추월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골프의류 시장이 2017년 3조7000억원을 돌파하며 전년 대비 22% 성장했고, 지난해는 4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국내 골프의류 브랜드는 100개를 돌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 시장 규모는 아웃도어의 60~70% 수준이지만 브랜드 수는 두 배가 넘는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상황에 와이드앵글, 아이다스골프, 까스텔바작, 힐크릭 등 기존의 골프웨어 업체들은 여성골퍼들을 위한 제품 라인업을 강화했으며 제이제인, 페어라이어 등 여성전문 골프웨어 업체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한 골프의류업계 관계자는 "LPGA나 KLPGA에서 한국 프로골퍼들이 맹활약하면서 골프에 대한 여성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며 "김영란법 이후 남성 위주 접대 골프가 점차 사라지고 성별과 연령대가 다양해지는 등 점점 대중화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여성 골퍼는 남성에 비해 치마, 바지, 반바지, 모자, 신발 등 아이템 종류가 많아 매출 증가 요인이 많다"며 "부부 동반 골프와 여성들만의 사교 모임도 늘었기 때문에 장비나 패션에서 여성 소비자에 대한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성골프웨어 브랜드 '제이제인'의 하지현 디자이너는 "실외 스포츠인 만큼 활동성과 신축성이 중요하지만 여성들은 그린이나 하늘과 잘 어울리는 패션에도 신경을 쓴다"며 "SNS 대중화로 사진을 많이 찍기 때문에 다리가 길어 보이거나 몸매가 좋아 보이는 옷을 선호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예쁜 골프웨어를 입고 여성에게 특화된 장비를 사용하면 스윙 자세도 신경 쓰게 되고 성적과도 연결된다"며 "앞으로는 디자인과 더불어 기능성에 초점을 맞춰 제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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