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 판매 부진 만회, 서비스 시장 정조준
기존 업체와 경쟁 불가피…'경쟁력 없다' 분석도
서비스 공개 후 애플 주가 1.2% 넘게 하락
애플이 25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애플 스페셜 이벤트'를 열고 TV 스트리밍 서비스 'TV플러스(+)'와 번들형 뉴스·잡지 구독 서비스 '뉴스플러스(+)', 구독형 게임 서비스 '애플 아케이드' 등을 선보였다. 골드만삭스, 마스터카드와 제휴한 신용카드 '애플카드'도 함께 공개했다.
아이폰 등 기존 하드웨어의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서비스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는 시도로 풀이되지만 넷플릭스(동영상), 페이스북 및 구글(뉴스) 등 기존 업체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분석도 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애플 주가는 새로운 서비스 공개 후 1.2% 넘게 빠졌다.
애플이 아이폰 신제품이 아닌 디지털 서비스 대규모로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디지털 구독 사업 등 서비스 부문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는 이날 "우리는 앱에서 여러 매체를 두루 살펴보며 원하는 채널을 결제해 시청할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애플 TV플러스는 독점 제공되는 오리지널 TV 프로그램, 영화 및 다큐멘터리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애플은 TV플러스 서비스에 연간 10억달러(1조1000억원)를 투자했다고 밝혔는데, 원클릭 가입형으로 하나의 앱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별도의 로그인 없이 다양한 인기 TV 콘텐츠를 볼 수 있다. 에디 큐 애플 인터넷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담당 수석부사장은 "애플 TV플러스는 TV와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이 기존에 접할 수 없던 최고 품질의 오리지널 스토리텔링의 공간이 될 것"이라며 "올 가을부터 서비스가 제공될 계획"이라 말했다.
그러나 애플이 이미 1억3900만명이 시청하는 동영상 구독 서비스 넷플릭스와의 싸움에서 경쟁하는데 한계가 따른다는 분석도 많다. AP통신은 "애플의 진입이 너무 늦었다"고 지적하면서 스트리밍 치열한 패권 경쟁 등을 보도했다. 애플 TV플러스는 기존 애플 유저들에게는 매력적일 수 있지만 넷플릭스 사용자를 뺏어오는 데 한계가 따른다는 분석이다.
애플은 이날 9.99달러에 월스트리트, LA타임즈 등 신문과 300여 종의 잡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뉴스 플러스 서비스도 공개했다. 연간 8000달러가 드는 신문·잡지 구독료를 9.99달러에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뉴스 플러스는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이용할 수 있는데 구독자들이 어떤 기사를 읽었는지 추적할 수 없고, 광고업체들도 이 정보를 활용할 수 없다. 구글과 페이스북 등의 문제로 지적된 개인정보보호 부문을 강조한 것인데 이 또한 시장을 재편할 정도의 혁신은 아니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뉴스 검색으로 대부분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상황에서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애플은 골드만삭스, 마스터카드와 제휴한 신용카드 애플카드와 새로운 게임구독 서비스 애플 아케이도 함께 선보였다. 애플카드는 연회비 없이 2%의 캐시백이 적용되는데 한국은 아직 포함되지 않았다. 게임구독 서비스 애플 아케이드는 세가, 코나미, 레고, 디즈니 등 주요 회사들이 개발한 100개 이상의 게임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게임을 한번 내려받으면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애플 아케이드 가격은 이날 공개되지 않았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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