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버스 300대 구매"…차이나머니에 흔들리는 유럽

입력 2019-03-2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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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伊 이어 佛에도 러브콜
에너지 등 400억달러 규모 협약



[ 강동균 기자 ]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에어버스 항공기 300대 구매를 포함한 400억달러(약 45조원) 규모의 선물 보따리를 풀었다. 프랑스는 중국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참여하는 등 에너지와 식품산업, 운송, 문화 교류 등 분야에서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경계해온 유럽이 막대한 ‘차이나 머니’의 공세에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 주석은 지난 23일에도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시 주석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은 이날 프랑스 대통령 관저인 파리 엘리제궁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총 15건의 협약에 서명했다.

중국 항공사들은 프랑스 에어버스에서 A320 시리즈 290대와 A350 10대 등 300대의 항공기를 350억달러에 사들이기로 했다. FT는 중국의 에어버스 항공기 대량 구매가 미국 보잉에 상당한 충격을 줄 것이라고 했다. 항공업계는 중국이 향후 20년간 7400대(세계 수요의 19%)의 항공기를 새로 사야 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A320 시리즈는 지난 5개월 새 잇달아 두 대가 추락한 보잉의 737 맥스와 경쟁하는 기종이다. 중국은 지난해 프랑스산 소고기 수입을 허용한 데 이어 프랑스산 냉동닭 수입 빗장도 풀기로 했다. 프랑스 에너지업체 EDF는 중국 에너지투자공사와 풍력발전소 2곳을 건립하는 계약을 맺었다. 계약 규모는 11억달러다.

마크롱 대통령은 회담이 끝난 뒤 “유럽과 중국 간 강한 파트너십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는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에 참여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라며 중국의 러브콜에 프랑스도 흔들리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시 주석은 26일 파리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위원장 등도 만난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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