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해 모두 추경편성…효과 의문
[ 성수영 기자 ] 정부가 26일 예산안 편성 지침을 발표하면서 각 정부 부처에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을 주문하자 관가가 들끓고 있다. 현 정부 들어 “적극적으로 재정을 운용하겠다”며 매년 지출을 늘려온 기획재정부가 다른 부처에만 가혹한 지출 삭감을 요구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기재부는 ‘2020년 예산안 편성 지침’에 “각 부처는 주요 정책사업 증액 및 신규사업 소요에 대해 원칙적으로 재량지출을 10% 이상 구조조정해 우선적으로 충당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기존에 시행하던 사업 성과가 미흡하면 예산을 감액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안일환 기재부 예산실장은 “기존 시행 사업 중 우선순위가 낮은 것들을 각 부처 스스로 구조조정해달라고 강력히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재량지출 10% 축소’가 2017년, 2018년 예산안 편성 지침에도 적용된 것을 감안하면 효과는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두 해 모두 추가경정예산이 편성돼 재정 절감이라는 취지가 무색해졌다. 정부부처들도 인건비와 기본경비 등 현실적으로 줄이기 어려운 경비를 제외한 나머지 재량지출에서 10% 이상의 감축 성과를 내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조세지출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대목도 ‘자기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기재부는 올해 국세 감면을 47조4000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이후 처음으로 국세감면율(13.9%)이 국가재정법상 감면 한도(13.5%)를 웃도는 규모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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