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세상을 바꿨고 이젠 인터넷 없는 생활을 상상할 수 없게 됐습니다. 블록체인도 기업들의 거래문화에서 시작해 세상을 바꿀 것입니다."
27일 열린 국제 해킹방어대회 겸 글로벌 보안컨퍼런스 '코드게이트 2019'의 기조강연을 맡은 장화진 한국IBM 대표는 이같이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강조했다.
장 대표는 IBM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을 소개하며 다양한 기업간(B2B) 거래에서 블록체인이 활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프라이빗 블록체인 하이퍼레저 개발에 초기부터 참여한 IBM은 물류 서비스 '트레이드렌즈', 식품 산지조회 서비스 'IBM 푸드트러스트' 등 10여개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직접 수행했다.
장 대표는 "미국이 남미에서 수입한 망고가 문제가 됐던 적이 있는데 어느 농장에서 생산된 망고였고 어디로 팔려 나갔는지 추적하는데 6일 이상 걸렸다. 그 기간 판매자는 모든 망고 판매를 중단하고 소비자도 망고를 먹을 수 없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며 IBM 푸드트러스트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블록체인에 산지부터 유통 과정을 모두 기록하면 문제 발생시 2.2초 만에 추적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사물인터넷(IoT)과 연동해 유통 과정에서 기준에 맞도록 냉장 보관이 됐는지 확인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블록체인은 유통 외에도 금융 공공 보험 제조업 등에 폭넓게 쓰일 수 있다. 은행 업무 처리 과정을 개선해 저렴하고 빠르게 해외 송금하고, 신뢰할 수 있는 서류를 공유해 기업들의 대출 과정을 간소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장 대표는 "유럽연합 기업들이 거래할 때 서로를 신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프랑스 와인 판매자는 독일 가게에 와인을 판매할 때 입금이 제대로 될지, 독일 가게 주인은 와인이 정확히 올지 걱정한다"면서 "블록체인으로 배송 및 송금 정보를 공유하고 스마트계약 기능을 활용해 국가간 무역 규제를 적용한다면 신뢰거래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블록체인 시장도 확대 추세다. 장 대표는 "IBM도 국내 프로젝트가 3배 늘었다"고 강조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6대 공공분야에 블록체인 시범 사업을 추진하고 나섰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도 이 자리에 참석해 "우리는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앞두고 있지만 보안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며 "향후 사이버 세상 안전을 책임지는 정보보안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용섭 코드게이트보안포럼 이사장은 "블록체인은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이다. 해커들 시각에서 블록체인의 취약점과 위협요소를 찾아 한국의 보안역량 향상에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