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모든 초1~고1 기초학력평가 시험 본다

입력 2019-03-28 17:40  

교육부 '기초학력 내실화 방안'

시험 방법은 학교 자율 선택
결과 토대로 학생들에 보충 지도



[ 구은서 기자 ] 학교수업을 이해하지 못하는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해마다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학과목은 기초학력 미달 중·고교생 비율이 10년 만에 10%대로 치솟았다. 교육부는 내년부터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와 별개로 초1~고1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매년 기초학력 진단을 하기로 했다. 이를 토대로 기초학력 미달 학생에게 보충 지도를 시행할 방침이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 학교생활 행복도↓

교육부는 28일 ‘2018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와 함께 ‘기초학력 지원 내실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1986년부터 학생의 수업이해도 등을 진단하기 위해 매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를 시행해왔다. 2017년부터는 전수조사에서 표집조사(중3·고2 학생의 3%) 방식으로 바꿨다. 학업성취도 평가가 학교 간 서열화와 과당 경쟁을 조장한다는 비판에 따른 조치였다.

지난해 6월 치러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 중·고교 모두 수학과목의 기초학력 미달률이 가장 높았다. 국어, 영어보다도 수학과목에서 학생들의 성취도가 낮다는 뜻이다. 중3 학생은 11.1%가 수학과목 기초학력 미달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년(7.1%)보다 4%포인트 늘어났다. 중3 열 명 중 한 명은 학교 수학수업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고2는 10.4%가 수학 기초학력 미달로 나타났다. 한 교육계 인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수학은 빅데이터 등의 토대가 되는 기본적 문법”이라며 “수학 기초학력 미달률이 가장 높다는 건 국가경쟁력의 심각한 위기”라고 강조했다.

국어과목의 경우 중3은 4.4%, 고2는 3.4%가 기초학력 미달이었다. 영어는 중3은 5.3%, 고2는 6.2%가 기초학력 미달 수준으로 확인됐다. 고2 국어를 제외한 모든 영역에서 전년보다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늘어났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들은 학교생활 행복도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2 학생 중 수학과목에서 보통학력 이상인 학생은 0.7%만이 ‘학교생활 행복도가 낮다’고 답했지만 기초학력 미달 학생은 3.7%에 달했다. 학업성취도에 따라 학교생활에 불만족하는 학생 비율이 5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기초학력 주기적 진단해 보충지도

기초학력 저하 현상이 지속되자 교육부는 ‘기초학력 보장법’을 제정해 학교별로 모든 학생의 기초학력을 주기적으로 진단하면서 보충학습을 시키기로 했다.

내년부터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와 별개로 초1~고1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매년 기초학력 진단을 시행한다. 이를 토대로 기초학력 미달 학생에게 보충지도를 한다. 진단 도구나 방법은 학교가 자율적으로 선택한다. 학교별 사정에 맞게 방식을 택해 ‘일제고사’와는 다르다는 설명이다. 다만 교육부는 진단 도구를 검증하고 시·도 교육청별 사례를 소개해 우수한 도구를 권장하기로 했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는 표집평가 방식은 유지하되 컴퓨터 기반 평가(CBT) 방식을 적용할 예정이다. 국제학업성취도(PISA) 등은 이미 CBT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교육부는 기초학력 보장 선도·시범학교를 올해 61개교에서 내년 80개교로 확대하고, 초등학교 저학년 초기적응 지원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지원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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