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고성 난무한 KT 주총…황창규 회장, 검찰 수사 질문에 '진땀'

입력 2019-03-29 10:34   수정 2019-03-29 12:28

주총장 입구 봉쇄…경비원 배치하고 철통보안
지난해와 달리 취재진에게 주총장 공개 안해
일부 주주 “황창규 회장 퇴진” 주장하기도




29일 오전 9시 서울 서초구 KT 연구개발 센터 앞. 올해 KT 주주총회장은 지난해와 달리 보안으로 삼엄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50여명의 경비들은 주총장 입구를 막아섰다.

황창규 KT 회장의 퇴진을 주장하는 직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시위대와의 충돌을 우려했는지 주총장 앞에는 경찰버스가 대기하고 있었다. 비상 상황을 대비한 듯 엠블런스도 있었다. 전국민주동지회 회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황창규 회장은 최근 CEO(최고경영자) 리스크로 KT의 경영위기가 참혹한 상황을 맞고 있는데도 오직 자리 보전의 의지만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막힌 주총장 입구를 대신해 KT가 만들어 놓은 것으로 보이는 천막을 통해 주총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KT는 지난해 기자들에게 주총장 현장 취재를 허용했으나, 올해는 출입을 통제했다.


삼엄한 경계 분위기도 달아오른 주총장 분위기를 전환시키진 못했다. 주총장은 내내 고성이 난무했다. 황 회장이 주총 시작을 알린 후 의장 인사를 하는 동안에도 일부 주주들은 “범죄자! 범죄자!” 하고 구호를 외쳤다.

이날 주총에서는 공식적 발언을 통해 황 회장의 퇴진을 주장하는 주주들이 있었다. 주주 A씨는 “5G 광고하면 뭐하냐. 뉴스에서는 KT의 채용비리나 불법 로비 군단을 만들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아현지사 화재는 어떤가”라며 “이런 일들이 황 회장 취임 이후로 계속되고 있는데 경영 비리와 불법에 대해서 책임지고 물러나야 KT 주가가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자신을 노동조합 의장이라고 소개한 주주 B씨는 “세상의 모든 혼란을 KT가 뒤집어 쓴 것처럼 보도가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황 회장이 연임을 마무리 하고 사내이사를 추천해서 후계구도 양성한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정치자금법 관련, 황 회장은 현재 검찰에 기소 중”이라며 “이런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기회는 황 회장이 남은 기간을 스스로 정리하고 용퇴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황 회장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일부는 회피하기도 했고 사과의 뜻을 내비추기도 했다. 황 회장은 아현지사 화재에 대해서는 “KT가 국민기업으로 거듭나도록 완전한 복구와 재발 방지 대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현재 진행 중인 검찰의 수사와 관련해서는 “이 자리에서 논의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공식적인 언급을 피했다.

한편 이날 KT 주총에는 이번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5개 안건이 상정됐다.

사내·외 이사는 각각 2명씩 총 4명이 새로 뽑혔다. 이동면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사장)과 김인회 경영기획부문장(사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유희열 부산대학교 석좌교수와 성태윤 연세대학교 상경대학 교수가 사외이사로 참여한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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