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재연 기자 ] 외부 인재 수혈에 보수적이었던 그룹들도 주요 보직에 컨설팅업계 출신을 잇따라 영입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산업의 경계가 무너지는 상황에서 신산업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트렌드를 잘 아는 ‘전략통’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지난해 말 인사에서 LG그룹의 미래 사업전략을 책임지게 된 홍범식 (주)LG 경영전략팀장(사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올리버와이만, 모니터그룹 등을 거쳐 베인&컴퍼니코리아 대표를 지낸 전략가다. LG그룹이 컨설팅업계에서 영입한 첫 사장급 인사다.
홍 사장은 주요 기업의 성장 전략과 인수합병(M&A) 등을 실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LG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역할을 맡았다.
포스코는 지난해 말 임원 인사에서 그룹 신성장부문장(부사장)에 오규석 전 대림산업 총괄사장을 영입했다. 철강·비철강과 함께 그룹 사업의 3대 축인 신성장 부문 수장에 외부 인사를 앉힌 것이다. 오 부사장은 글로벌 컨설팅업체 출신의 경영전략·기획 전문가다. 모니터그룹 이사, 베인&컴퍼니 컨설턴트로 국내 기업의 경영자문을 맡아왔다. 포스코는 철강 외 부문에서 미래 사업을 찾으려면 글로벌 트렌드를 잘 알고 다양한 산업을 두루 경험한 오 부사장의 안목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그룹 연말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지영조 현대차 전략기술본부장 역시 액센츄어, 맥킨지 등을 거친 컨설턴트 출신의 기획·전략통이다. 2007년 삼성전자로 옮겨 미래전략실에서 신사업 및 M&A 등을 맡다가 2016년 현대차로 영입된 지 2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지 사장이 맡은 전략기술본부는 현대차그룹이 신성장동력으로 꼽는 미래 모빌리티 사업의 핵심 조직이다. 스마트시티, 모빌리티, 차량공유, 로봇, 인공지능(AI) 등 각종 신규 사업과 전략 투자를 담당한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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