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엔터왕국' 명성으로 3000억 모집...YG엔터, 본업은 투자회사?

입력 2019-04-01 10:49   수정 2019-04-01 14:40

≪이 기사는 03월25일(10:4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텐센트 루이비통 웨잉 네이버 대명코퍼레이션 한국투자파트너스…·’

YG엔터테인먼트는 1998년 출범한 뒤부터 이들 기업과 개인 투자자에게서 30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빅뱅 2NE1 블랙핑크 등 소속 아티스트가 인기몰이를 하면서 ‘엔터 왕국’이라는 명성을 쌓은 덕분이다. YG엔터는 투자금 일부를 신인 아티스트 육성은 물론 신사업 발굴 재원으로 썼다.

하지만 상당액은 사옥과 주식·채권에 묻어두며 곳간을 채웠다. 최근 빅뱅 전 멤버 승리가 운영해 온 버닝썬 사태로 평판이 실추되면서 일부 투자금은 돌려줄 가능성이 커졌다. 실적은 주춤하고 신사업들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등 출범 이후 가장 어려운 시기에 직면했다는 평가다.

◆3000억 외부 투자금 밑천 삼아

YG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25일 코스닥 시장에서 350원(1%) 오른 3만5500원에 마감했다. 이날까지 최근 한달 새 25.26% 내렸다. 승리 사건의 파장이 커지고 있는 데다가 탈세 의혹으로 국세청 조사까지 받자 주가도 내리막길을 걸었다.

주가가 내려가면서 ‘빚 폭탄’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14년 10월에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을 대상으로 상환전환우선주(RCPS) 61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LVMH는 올해 10월까지 RCPS를 주당 4만3574원에 보통주로 전환하거나 원금과 이자로 670억원을 상환받을 수 있다. 10월까지 YG엔터 주가가 4만3574원을 크게 웃돌지 않으면 670억원을 LVMH에 돌려줘야 한다.



YG엔터는 출범한 뒤부터 3000억원가량의 외부 투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사세를 키웠다. 2006년 대명코퍼레이션으로부터 43억원을 투자받은 것을 시작으로 2008년 엠넷미디어(현 CJ E&M·38억원) 2009년 한국투자파트너스(74억원)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했다. 2011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신주 발행으로 423억원을 조달했다. 2014년 LVMH(610억원), 2016년 텐센트·웨잉(648억원), 2017년 네이버(500억원)로부터 자금을 마련했다. 2008년 일본 국적의 개인투자자 등으로부터도 수십억원을 투자받기도 했다.

이 회사 대주주인 양현석 회장이 아티스트 발굴에 힘쓰는 동안 그의 동생인 양민석 사장과 황보경 경영지원본부장, 최성준 사업기획본부장 등은 재무계획과 투자금 마련 작업을 담당했다. 빅뱅 승리도 YG엔터 사업모델을 그대로 본떴다. 그는 사업 실무를 담당하는 유리홀딩스 유인석 대표와 함께 투자 회사를 세우고, 외부 투자자를 유치해 아오리라멘 등의 사업을 전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주식 투자에 관심

YG엔터는 3000억원에 달하는 외부 투자금 상당수를 건물과 금융자산 투자에 썼다. 2014년 LVMH 투자금을 받은 직후 사옥 용도로 쓰기 위해 마포구 합정동 부동산을 159억원에 사들였다. 2016년 텐센트 등에서 투자를 받은 직후 인근 합정동에 532억원을 투자해 사옥을 지었다. 지난해 말 별도재무제표 기준 현금성자산은 822억원, 장기금융자산은 1101억원에 이른다. 미국 증시에 상장한 텐센트뮤직 보통주 107억원어치를 사들이거나 연간 금리가 7~8%에 이르는 부동산 PF 관련 채권에도 320억원가량 투자했다. 지난해 텐센트뮤직 주가가 치솟으면서 YG엔터는 167억원가량의 투자 차익을 올리기도 했다.

YG엔터는 지난해 빅뱅 구성원들이 군에 입대하면서 엔터 사업 성적이 저조했다. 하지만 텐센트뮤직 투자 이익 덕분에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017년보다 33.8% 늘어난 159억원을 거뒀다.

YG엔터는 외부 투자금을 쪼개서 신사업에도 나섰다. 2014년 광고업체인 휘닉스홀딩스를 500억원에 인수해 YG플러스로 사명을 바꿨다. YG플러스는 이후 광고 화장품(코드코스메인터내셔널) 모델(YG케이플러스) 외식(YG푸즈) 골프(YG스포츠) 등의 사업을 전개했으며 130억원가량을 투자했다. 하지만 적자만 쌓이는 형국이다. 인수 이듬해인 2015년 이후 지난해까지 매년 당기순손실을 냈다. 지난해 화장품 자회사인 코드코스메인터내셔널이 25억원, YG푸즈가 3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탓이다. YG푸즈는 2015년 ‘외식업계 미다스 손’으로 통했던 노희영 YG푸즈 대표와 YG플러스가 손잡고 ‘삼거리푸줏간’ 등을 운영했지만 적자가 이어졌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기준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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