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처음 만들어 현재까지 쓰고 있는 인보사를 구성하는 형질전환세포(TC)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연골유래세포가 아니라 태아신장유래세포(293 유래세포)라는 것을 최근에 확인하게 됐습니다.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인보사를 필요로 하시는 환자분들과 바이오 산업과 관련해 고군분투하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뜻을 전합니다."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사진)는 1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보사케이주 판매 중단 사태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인보사를 생산하는 세포주는 전임상부터 상업용 제품까지 모두 동일한 것이며 임상 등을 통해 입증된 안전성과 효과는 문제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협의해 인보사케이주의 유통 및 판매를 중단키로 했다. 미국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코오롱티슈진이 인보사의 성분을 분석하다가 TC의 유래가 알고 있던 것과 다르다는 사실을 최근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에 코오롱티슈진은 3상을 중단하고 미 식품의약국(FDA)과 관련 내용을 협의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도 TC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판매를 중단했다.
인보사케이주는 특정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유전자를 삽입해 치료 효과를 내는 유전자 치료제다. 연골세포(HC)와 TC를 3대 1 비율로 혼합해 무릎 관절강에 주사한다. TC는 연골세포의 증식을 촉진하는 성장인자(TGF-β1)가 약 2주간 발현되도록 하는 전달체다.
코오롱생명과학이 2017년 7월 국내 식약처로부터 허가를 받았을 때는 이 TC가 연골에서 유래한 세포인 줄 알았다. 유수현 바이오사업담당 상무는 "TC는 TGF-β1을 삽입한 레트로바이러스를 대량 생산하기 위해 293세포를 이용한다"며 "2004년 최초 특성 분석 당시는 293세포의 특성이 나타나지 않고, 연골세포의 특성을 발현해 TC가 연골유래세포라고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올해 더 명확한 검증을 위해 최신 유전자 검사법인 STR을 실시한 결과, 인보사의 TC가 293유래세포라는 것을 알았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정제 과정에서 걸려져야할 293세포 일부가 혼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래를 잘못 알았을 뿐 임상부터 인보사 제품 생산에 사용되는 세포주는 모두 동일하기 때문에 안전성 및 효능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 코오롱생명과학 측의 입장이다. 이를 입증해 미국 임상 3상 및 한국 판매를 재개할 계획이다.
유 상무는 "2006년 임상 1상부터 시판 후 현재까지 11년간 3548명에 투약됐지만 심각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다"며 "세포주가 동일하게 사용돼서 안전성과 유효성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입증하는 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각 세포은행과 제품단에 사용된 세포주의 STR 분석으로 의뢰했다. 결과는 이달 중순께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세포주의 동일함과 임상 결과에 문제가 없음을 입증하고, 이를 식약처가 받아들이면 TC의 명칭을 바꿔 변경 품목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코오롱티슈진도 결과를 바탕으로 FDA와 협의해 임상 3상 재개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우석 대표는 기술수출 및 판매 협력사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당분간 협력사들의 동요가 있을 것이고, 허가 절차 지연 등은 예상할 수 있다"며 "그러나 인보사의 유효성이 재검증되는 순간 협력 관계는 복원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