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기흉 등 질환도 찾아
정확도 97%…전문의 보다 높아
[ 이지현 기자 ] 국내 병원들의 인공지능(AI) 활용범위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 서울대병원 의료진이 AI로 폐암 폐결핵 폐렴 기흉 등 4대 흉부질환을 모두 찾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의사 진료를 돕는 시스템인데, 영상의학과 전문의보다 진단 정확도가 높았다.
박창민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사진)는 소프트웨어회사 루닛 연구팀과 함께 주요 흉부 4대 질환을 모두 찾을 수 있는 AI 보조진단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일 발표했다. 루닛은 지난해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용 AI 루닛인사이트의 시판 허가를 받아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엑스레이를 보고 폐 결절을 찾아 의사에게 알려준다. 정확도가 97%로 비교적 높지만 한계도 있었다. 박 교수는 “폐 결절만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은 모든 질환을 한 번에 판단해야 하는 진료 현장에서 활용하기 부족한 점이 있다”고 했다.
박 교수팀은 루닛과 함께 이런 한계를 보완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흉부 엑스레이로 판별할 수 있는 4대 질환을 모두 찾을 수 있어 임상 활용도를 높였다. 제품 개발을 위해 박 교수팀은 4대 흉부질환이 있는 환자와 질환이 없는 사람 등의 엑스레이 9만8621장을 AI가 학습하도록 했다. 이렇게 개발한 시스템은 AI가 흉부 엑스레이를 분석한 뒤 이상이 있는 부분을 표시하고 특정한 질환이 있을 확률이 어느 정도인지 표시해준다. 의료진은 이를 보고 쉽고 정확하게 환자를 진단할 수 있다.
새 시스템을 서울대병원, 서울시 보라매병원, 강동경희대병원, 을지대병원, 프랑스 그르노블대병원에서 검증했더니 진단 정확도는 평균 97%였다. AI가 진단한 정확도는 의사 15명이 진단한 평균 정확도보다 더 높았다. 흉부엑스레이를 주로 판독하는 흉부영상의학 전문의가 엑스레이만 보고 질환 유무와 위치를 판단했을 때 정확도는 평균 90.7%였지만 AI는 98.5%였다. 의사가 AI 도움을 받아 진단하면 판독능력이 최대 9%포인트까지 높아졌다.
박 교수와 루닛 측은 올해 하반기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이 제품의 의료기기 시판 허가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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