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스터에이블 '분리수거' 솔루션
쓰레기 정보 받은 기업들이
상품쿠폰·포인트 등으로 보상
[ 김남영 기자 ] 분리수거는 귀찮은 일이다. 지구를 살린다는 대의명분도 당장의 귀찮음 앞에서 힘을 잃는다. 여러 정책 수단을 동원하고 있음에도 재활용품의 분리 배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이유다. 오이스터에이블은 분리수거의 대가로 경제적 보상을 제공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오이스터에이블의 재활용 솔루션은 앱(응용프로그램)과 사물인터넷(IoT) 분리수거함으로 나뉜다. 분리수거함엔 바코드 스캐너, 무게·투입 감지·적재량 감지 센서 등이 내장돼 있다. 이용자가 스마트폰에 ‘오늘의 분리수거’ 앱을 설치하는 게 첫 단계다. 스마트폰으로 수거함 바코드를 읽고 쓰레기를 버리면 재활용 쓰레기 정보가 차곡차곡 쌓인다.
이렇게 모인 정보는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으로 넘어간다. 지자체는 내부 행정평가를 위한 수집 실적 데이터로, 기업은 고객 정보 데이터로 활용한다. 경제적 보상을 위한 재원은 기업 주머니에서 나온다. 이들은 고객의 소비 정보에 대한 대가로 상품 쿠폰, 포인트 등을 제공한다.
재활용 솔루션은 수거업체에도 보탬이 된다. 수거업체는 재활용 쓰레기를 모은 뒤 다시 선별하는 작업을 거친다. 재활용에 따른 이익이 선별 비용에 미치지 못하면 일반 쓰레기로 배출한다. 오이스터에이블 수거함을 이용하면 애써 모은 재활용품을 일반 쓰레기로 버리는 일이 크게 줄어든다.
오이스터에이블의 첫 아이템은 종이팩이었다. 재활용사업을 총괄하는 기관인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가 회수율이 가장 낮은 종이팩을 사업화할 것을 먼저 제안했다. 시범사업 때 종이팩 회수가 거의 이뤄지지 않던 지역에서 68%의 회수율을 기록하는 성과를 내며 회사 이름을 알렸다. 이를 계기로 종이팩 생산업체인 테트라팩, 매일유업 등과 손잡았다.
올 들어 롯데칠성이 고객사로 합류하면서 처리할 수 있는 재활용품 종류가 한층 다양해졌다. 최근 설치한 수거함은 페트병, 캔, 일회용 컵 등을 담을 수 있다. 서울 강남구와 송파구, 부산 금정구 등에 국한됐던 사업 지역도 점점 넓어지고 있다. 서울 중랑구, 경기 화성시, 부산 서구 등에서도 오이스터에이블의 수거함을 볼 수 있다.
배태관 오이스터에이블 대표는 “바코드 스캐너를 시각 인식이 가능한 인공지능(AI) 카메라로 교체해 스마트폰에 바코드를 찍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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