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썰쩐] (15) 1000만원을 20억원으로 만든 비법…"손수건 가운데 잡아라"

입력 2019-04-03 08:18   수정 2019-04-10 13:25

남석관 베스트인컴 대표





"부동산 투자는 규모가 커져서 이제 작은 돈으로는 뛰어들지 못합니다. 하지만 주식 투자는 실력만 갖추면 작은 돈으로도 큰 돈을 벌 수 있습니다. 마르지 않는 샘터 같은 곳이죠. 또 경제적 부를 이룰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의 창입니다. 앞으로도 강연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사람들에게 올바른 투자 방법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남석관 베스트인컴 대표(60·사진)는 자신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물질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풍요롭다고 했다. 앞으로는 자신이 알고 있는 투자비법을 알리며 사람들에게 행복할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다고 한다.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회의실에서 '전업투자의 전설'로 불리는 그의 투자론을 들어봤다.

◆"학원 선생님에서 전업투자자로…1000만원 가지고 주식판 뛰어들어"

처음 주식을 시작한 것은 첫 직장인 모 중소기업에 다닐 때다. 3개월치 월급을 모아 증권사의 문을 두드렸다. 당시 신문에 났던 주식시세를 보고 잘 고르기만 하면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가 27살이었다.

이후 7년간의 직장 생활을 뒤로하고 입시학원을 차렸다. 낮에는 아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쳤고 남는 시간에는 주식 공부와 투자를 했다. 학원으로 쏠쏠한 수익을 내면서 30대 후반에는 본인 소유의 아파트도 마련했다. 부수적으로 하던 주식 투자에서도 꽤 짭짤한 수익이 났다.

그러나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은 체력적으로 고됐다. 지인이 무역사업을 같이 해보자고 제안했다. 학원을 운영하면서 함께 했던 무역사업은 시간이 갈수록 부진했고 그간 벌어놨던 돈도 점점 바닥을 드러냈다.

결국 수중에 1200만원이 남았다. 집에 200만원을 생활비로 주고 나니 1000만원이 있었다. 학원은 너무 힘들었고 무역사업은 좋지 못한 결과만 낳았다. 생각해보니 주변에서 '주식을 꽤 잘한다'는 말을 곧잘 들어왔다. 주식투자는 학원 일보다 체력적인 소모가 크지 않았고 앞으로도 꽤 유망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41세에 전업투자자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입시학원으로 꽤 괜찮은 수입을 가지고 있었죠. 하지만 나이를 먹다보니 체력적으로 힘들더군요. 뒤늦게 시작한 무역사업도 좋지 않았고요. 학원을 하면서 곁다리로 해왔던 주식투자가 불현 듯 떠올랐습니다. 주식투자로 평생 먹고 살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도 있었고요."



◆"주도주 눈여겨봐야…제약·바이오·2차 전지 유망"

1000만원을 가지고 시작한 주식투자는 결코 쉽지 않았다. 본격적인 투자는 2001년에 시작했지만 생활적으로 안정을 찾은 것은 2003년이었다. 2004년이 되니 8000만원이 주식에 들어가 있었다. 주식 시장이 2005년부터 상승세를 타면서 그의 돈도 불어났다. 2007년 8000만원은 20억원이 돼 있었다.

남석관 대표는 시장 중심주(혹은 주도주)에 투자해 수익을 냈다. 그는 시장 중심주를 '손수건'에 빗댄다. 손수건을 펼친 후 가운데 부분을 손으로 잡아 올리면 귀퉁이는 지면에 닿아있고 가운데만 끌려올라간다. 손을 놓으면 귀퉁이는 올라가지도 못한 채 바로 땅에 닿지만 가운데 부분은 천천히 내려간다. 시장 중심주는 손수건의 가운데 부분에 해당한다.

"전업투자자는 당장 먹고 살 생활비를 주식으로 마련해야 합니다. 때문에 일부 종목으로 수익을 내는 것이 아닌 시장을 대표하는 '중심주'에 투자를 했습니다. 장기적으로 산업을 이끌어가는 경우 1~2년 정도 시장 중심주가 되고 짧게는 1~2주가량 시장을 달구는 종목도 있습니다. 중심주 갈아타기를 통해 수익을 냈습니다."

중심주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시장 변화에 민감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정보를 습득할 필요가 있었다. 예를 들어 미세먼지 이슈가 불거졌을 때 마스크 혹은 공기청정기 제조업체가 주목 받을 수 있겠다는 식의 연관성을 생각해내는 것이 첫 걸음이다.

"이전과 달리 요즘에는 다양한 매체들이 나오면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환경이 개선되고 있습니다. 주식 시장은 세상의 축소판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산업이 어떻게 변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007년 대세 상승기에 시장 트렌드가 조선과 철강 등이었다면 2016년~2017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지난해 이후로는 4차 산업 등이 시장의 트렌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남 대표가 보는 현재의 유망 업종은 제약·바이오다. 한국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어서다. 2차 전지 역시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전기차 등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차 전지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요소입니다. 유망한 업종 내에서 주도주를 고르기 위해서는 기업의 이익이 좋은지, 경쟁력을 갖춘 사업 모델이 있는지 등을 고려하죠. 저성장 시대인만큼 유망 업종 내에서도 옥석가리기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는 많은 계좌 중에 최근까지 수익이 양호했던 하나를 공개했다. 기간은 2017년 10월부터 2018년 11월까지다. 2017년 10월12일 9991만원으로 투자를 시작했고, 2018년 11월 누적 수익이 7억원에 달한다. 1년 만에 7배의 수익을 낸 것이다.



◆"치열한 공부 필요…원금 지키기·계좌 쪼개기 등도 필요"

남석관 대표는 시장에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치열하게 공부해야한다고 말한다. 주식에 대한 공부는 꼭 돈을 벌기 위한 것뿐만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데 중요하기 때문이다.

"처음 전업투자자의 길로 들어섰을 때 어떤 기업에 대해 알기 위해서 새벽 4~5시가 되도록 잠을 설쳐가면서 공부했습니다. 일반 투자자들을 보면 너무 준비가 안 돼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귀동냥한 소식 등에만 의존해 투자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죠. 세상을 잘 살피면 저성장이면 저성장인대로, 경기가 나쁘면 나쁜 대로 수혜를 받는 기업이 있습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고 기회를 계속 찾아옵니다."

돈을 버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원금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원금이 있어야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원금을 지키기 위해 수익이 나면 무조건 찾아 다른 계좌로 넘긴다.

"전업투자를 시작한 초기 1~2년 동안은 큰 수익이 나더라도 곧이어 큰 손실로 투자자금이 제자리로 돌아가기를 수도 없이 반복했습니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수익이 날 때마다 이를 현금으로 인출해 다른 통장에 모으는 것입니다. 이렇게 수익금을 따로 모으다 보면 시장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언젠가는 수익 내기 좋은 투자 기회가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원금 지키기에 이어지는 수순은 바로 계좌 쪼개기다. 그는 10여개의 계좌를 가지고 있다. 단기 중기 장기 계좌로 나눠 시장 사황에 맞게 원칙을 정해서 관리를 한다. 또 매년 연말 계좌를 용도에 맞게 설정하고 다음 해 주식시장을 준비한다.

"1억원으로 투자할 때와 10억원으로 투자할 때는 투자기간 종목 매매원칙 등 모든 것이 달라집니다. 1000만원짜리 계좌로는 수익을 꽤 내는 투자자들이 5000만원 1억원 계좌에서는 손실을 내는 투자자가 되기도 합니다. 계좌를 나눈다는 것은 자신에게 맞는 옷을 여러 벌 만드는 일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사진·영상= 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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