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KG·캑터스PE 컨소시엄 동부제철 인수...5년 워크아웃 끝낼까

입력 2019-04-03 11:33   수정 2019-04-03 13:09

KG그룹·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이하 KG컨소시엄)이 동부제철을 인수한다. 2014년 워크아웃에 들어간지 5년만에 동부제철이 새주인을 찾으면서 오랜 경영난에서 벗어날지 관심이 쏠린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부제철 매각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와 KDB산업은행(산은)은 동부제철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KG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최대주주인 산은(지분 39.17%)를 비롯해 농협은행(14.90%), 한국수출입은행(13.58%), KEB하나은행(8.55%), 신한은행(8.51%)등으로 구성된 동부제철 채권단은 이날 채권단 전체 회의를 열어 KG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전망이다.

채권단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진행된 동부제철 본입찰엔 KG컨소시엄이 단독 입찰한 것으로 전해진다. 예비입찰엔 웰투시인베스트먼트, 화이트웨일그룹(WWG)등 사모펀드 운용사(PEF)가 참여했지만 본입찰엔 빠지면서 사실상 일대일 협상이 이뤄졌다. 매각 측은 당초 본입찰 후 1~2주 이내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동부제철의 실적전망치 하회, 관리종목 지정 등 악재가 발생하며 일정이 한 달 가량 지체됐다. 양측은 인수가격과 인수 후 경영정상화 방안 등을 두고 실무 협상을 진행해왔다.

KG그룹은 동부제철이 매물로 나오기 전부터 사업성 검토를 하는 등 동부제철 인수를 준비해왔다. 국내 최초 비료회사인 경기화학(현 KG케미칼)에서 출발한 KG그룹은 이니시스(현 KG이니시스), KFC코리아 등을 인수해 전자지불결제대행업, 프랜차이즈 요식업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 그 외에도 KG모빌리언스, KG 씨에스에너지, KG ETS, 이데일리 등을 거느리고 있다.

캑터스PE는 스틱인베스트먼트에서 부대표를 지낸 정한설 대표가 지난해 7월 설립한 신생 PEF다. 정 대표는 국내 굴지의 세컨더리(secondary), 구조조정 거래 전문가로 꼽힌다. 정 대표는 2013년 동부그룹이 위기에 빠졌을 때 원익, 큐캐피탈과 함께 동부팜한농을 인수해 2015년 LG화학에 성공적으로 매각한 바 있다.

두 회사는 정 대표가 캑터스PE를 세울 때 KG그룹이 출자자로 나서면서 ‘동맹’관계를 맺었다. 캑터스PE는 KG그룹이 출자한 LB인베스트먼트가 인수한 뒤 KG계열사를 주요 임차인으로 두고 있는 KG타워(옛 에이스타워)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캑터스PE와 KG그룹은 동부제철 뿐 아니라 유진PE가 매물로 내놓은 한국자산평가 인수전에도 함께 컨소시엄을 이뤄 참여하고 있다.

동부제철 매각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경영권을 이전하는 방식이다. 동부제철의 총주식수는 약 2739만주, 시가 총액은 약 2200억원 수준이다. KG그룹은 지분 50% 이상을 확보하기 위해 약 2750만주 가량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 당초 인수금액은 5000억원 수준으로 거론됐지만 구체적인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인수로 KG컨소시엄은 당진공장의 열연, 냉연 사업과 인천공장(동부인천스틸)의 컬러강판 등 기타 철강제품 사업 전체를 인수하게 된다. 연 매출 2조5000억원 수준인 동부제철은 매출 기준으로 포스코, 현대제철, 세아그룹, 동국제강에 이은 국내 철강 업계 5위 업체다. 연간 300만t의 열연을 생산할 수 있는 전기로를 비롯해 180만t의 냉연 생산 설비를 갖춘 충남 당진공장과 컬러강판, 형강 등 고부가가치 철강 제품을 생산하는 인천공장 등을 갖고 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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