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춤 열정 다룬 '나빌레라'
천재 발레리노의 삶 '니진스키'
[ 김희경 기자 ]
2017년 국내 무대에 오른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전문가와 관객으로부터 호평받으며 큰 인기를 모았다.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발레에 천부적인 소질을 지닌 빌리가 역경에도 꿈을 이뤄가는 성장기를 담아냈다. 처음 발레를 접했을 때 싹튼 열정을 뜨거운 몸짓으로 발산해내는 과정에서 많은 관객이 환희를 느꼈다.
2년 만에 ‘빌리 엘리어트’의 열풍을 재현할 ‘발레 뮤지컬’ 두 편이 잇달아 무대에 오른다. 서울예술단의 ‘나빌레라’와 공연제작사 쇼플레이의 ‘니진스키’다. 두 작품 모두 다채로운 발레 동작으로 무대의 역동성을 높이고 동작을 하나씩 완성해가는 스토리 라인을 통해 감동을 이끌어낸다는 전략이다.
70대와 20대의 발레 교감 ‘나빌레라’
다음달 1~12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무대에 오르는 ‘나빌레라’는 춤을 향한 여러 세대의 열정을 몸짓으로 담아낸다. 원작은 ‘은밀하게 위대하게’로 알려진 작가 최종훈의 동명 웹툰이다.
일흔을 앞두고 발레리노에 도전하는 덕출, 현실의 벽 앞에서 방황하는 20대 발레 유망주 채록이 중심인물이다. 덕출은 친구의 장례식에 다녀온 뒤 인생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고 옛날부터 꿈꿔온 발레를 배우기로 결심한다. 소규모 발레단에 찾아간 덕출은 그곳에서 생활고와 부상에 괴로워하는 채록과 만나게 된다. 두 사람은 발레를 통해 서로를 보듬고 꿈을 나눈다.
영화 ‘극한직업’ ‘돈’ 등에 출연하며 흥행 배우로 거듭난 진선규가 가족의 반대에도 발레를 배우며 노년의 열정을 보여주는 덕출 역을 맡았다. 뮤지컬과 연극 무대에서 오랫동안 활약해온 그는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발레 동작을 배우며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고 제작사 측은 전했다. 연극 ‘생쥐와 인간’ ‘오이디푸스’ 등에 출연한 서울예술단 소속 최정수가 덕출 역을 함께 맡는다. 채록 역엔 서울예술단 강상준, 이찬동이 번갈아 출연한다. 연출가 서재형, 작곡가 김효은, 국립발레단 출신 안무가 유회웅이 제작진으로 참여한다.
천재 발레리노 일생 담은 ‘니진스키’
다음달 28일~8월 18일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무대에 오르는 ‘니진스키’는 ‘전설의 발레리노’ 바츨라프 니진스키(1890~1950)의 삶을 다룬다. 러시아 무용단 ‘발레 뤼스’에서 수석무용수로 활동한 니진스키는 세계 발레 역사상 가장 뛰어난 발레리노로 꼽힌다. 경쾌하고 섬세하면서도 강렬한 무대로 관객을 사로잡았지만 정신분열에 오랜 시간 시달리다 죽음에 이르렀다. 배우 김찬호, 정동화, 정원영이 니진스키의 고뇌를 연기한다. 쇼플레이 관계자는 “천재성과 광기 사이에서 고뇌하며 그 누구보다 비극적인 삶을 살았던 발레리노의 일생을 다양한 동작과 함께 그려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니진스키를 둘러싼 갈등이 극 전반에 걸쳐 펼쳐진다. 발레 뤼스를 창시하고 니진스키를 발굴한 러시아 예술계 대부 세르게이 댜길레프는 니진스키를 아낌없이 지원하지만 그의 인생에 깊은 어둠을 몰고오기도 한다. 동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 이고리 스트라빈스키도 등장한다. 그는 니진스키와 예술적 영감을 주고받지만 작품에 대한 의견 차이로 갈등을 겪는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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