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사회적 경제기업에 주목한다

입력 2019-04-04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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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직 <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acelee@sbc.or.kr >


명랑한 사람들이 만드는 핫도그 가게가 있다. 방송인 이영자 씨가 TV에서 맛깔나는 ‘먹방’을 선보여 유명해진 외식 프랜차이즈 ‘명랑핫도그’다. 이름마저 명랑한 ‘명랑시대외식청년창업협동조합’이 프랜차이즈 본사다. 이종형 대표 등 6명의 조합원이 2016년 설립한 사회적 경제기업이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창업자금 일부를 지원했다. 부산대 앞 1호점 개점 이후 700여 개 가맹점에 450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일반적인 프랜차이즈와 달리 명랑핫도그는 가맹비를 저렴하게 책정하고 광고비를 본사에서 감당해 가맹점주의 부담을 낮췄다. 급성장의 비결이다. 더 놀라운 점은 은퇴 세대 조합원을 육성해 안정적인 노후 수입을 보장하고 가맹점 영업사원을 늘리는 등 일자리 창출에 힘쓰고 있다는 것이다. 창업 1년 뒤부터 노인·장애인복지관 등 지역사회 기부활동도 이어오고 있다.

명랑핫도그 같은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사회적 기업 등 사회적 경제기업이 주목받고 있다. 사회적 경제기업은 영리기업과 비영리조직의 중간 형태다.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사회 서비스 제공 등 사회적 목표를 추구하면서 영업활동을 수행한다. 1만4000여 협동조합과 2000여 사회적 기업, 1000여 자활기업, 1500여 마을기업 등이 활동 중이다.

해외 사례를 보면 스페인의 유명 축구클럽 FC바르셀로나, 미국 캘리포니아의 썬키스트, 글로벌 언론사 AP통신 등도 협동조합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중 썬키스트는 6000여 명의 오렌지 농민과 8개 협동조합이 중간상인의 독과점 횡포에 대응하기 위해 꾸린 판매 협동조합이다.

중진공이 정책자금을 지원한 사회적 경제기업의 최근 3개년 성과를 분석한 결과 지원금액 1억원당 고용 창출이 0.82명으로 일반 기업의 약 2배에 달했다. 부실률도 0.4%로 일반 기업(3.4%)의 10분의 1도 안 됐다. 중진공은 이에 따라 사회적 경제기업 전용 평가모형을 개발하고 정책자금 지원금리도 0.1%포인트 추가로 우대해주고 있다. 지원등급 역시 1단계 하향하는 등 금융 접근성을 제고했다. 앞으로 지원 규모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는 ‘2019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사회적 경제 활성화를 위해 ‘사회적 경제 중장기기본 계획’을 수립하고 관련법 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 정책이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되기를 기대한다.

지금은 저성장, 저소비, 고실업의 뉴노멀(new normal) 시대다. 뉴노멀 시대 일자리를 창출하고 따뜻한 자본주의를 실현하는 포용적 성장의 핵심 주체라는 점에서 사회적 경제기업을 주목한다. 명랑핫도그 같은 따뜻한 기업이 더 많이 나타나고 성공 사례도 늘어나 뉴노멀 시대를 슬기롭게 헤쳐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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