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 이어 고성 산불…강풍 타고 속초 덮쳐 '한밤 대피령'

입력 2019-04-04 22:06  

건조한 날씨에 변압기서 발화
어른도 서있기 힘든 바람에
초기 진화 못해 계속 확산
서울·경기·충북 소방까지 투입
콘도 투숙객·주민들 긴급 피신



[ 정의진/임호범 기자 ]
강원도 설악산 인근 고성군과 속초시에 대형 화재가 발생해 인근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소방당국은 건조한 날씨에 강풍까지 불어 산불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4일 강원도 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17분께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일성콘도 주변에 있는 변압기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이 났다. 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설악산과 속초 시내 쪽으로 번져 설악동과 속초고 인근, 그리고 장사항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고성군도 원암리, 성천리, 용촌리, 인흥리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다행히 이날 밤 10시 현재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속초시 관계자는 “한화콘도 주변 불길은 다소 소강 상태지만 속초고 인근 불길은 잡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소방당국은 고성군 산불 진화에 물탱크와 펌프차 등 장비 23대, 소방대원 등 78명을 투입했다. 소방청은 서울 인천 경기 충북소방본부에 소방차 40대 지원을 요청해 화재 진압을 도왔다. 이날 이 지역엔 어른도 서있기 힘들 정도의 최대순간풍속 초속 26.1m의 강풍이 불었다. 습도도 22%로 낮은 건조한 날씨로 인해 불이 인근 지역으로 급속히 확산됐다.

이에 앞서 이날 오후 3시께 강원 인제군 남면 남전리 약수터 인근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산불이 초속 6~7m 안팎의 강한 바람을 타고 민가를 위협하자 인제군은 남전리 인근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4시쯤 강원도 전체와 다른 시·도 소방 인력 및 장비까지 지원하는 ‘대응 2단계’로 대응했지만 밤늦게까지 산불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밖에 이날 경기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 충남 아산시 설화산, 경북 포항시 운재산 인근에도 대형 화재가 발생해 산림이 크게 훼손됐다.

정의진/춘천=임호범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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